이글벳·고려시멘트·백광소재 오너, 주식 매도로 수익 실현
돼지열병 수혜주 급등락 이어져 투자 주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및 의심농장이 7건으로 보고된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일일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및 의심농장이 7건으로 보고된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일일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기업의 최대주주 일가들이 주가가 크게 오르는 날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공시 이후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다른 돼지열병 수혜주들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중이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돼지열병 관련 주들이 일제히 급등할 때 이 기업들의 대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글벳 강승조 회장 일가는 이글벳이 상한가를 기록한 18일 이후 지분을 매각하며 총 63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이글벳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타깃 방역제 2개 제품에 대한 해외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크게 올랐다. 

주가 상승에 강 회장은 보유주식 15만주를 1만600원에 장내 매도했고 아들인 강태성 사장 역시 30만주를 매도했다. 강 회장의 부인인 김영자 전무 역시 15만주를 팔아 수익을 실현했다. 이에 강 회장의 회사 지분율은 14.08%로 매도 이전보다 1.19%포인트 낮아졌다. 강 사장은 2.37%포인트, 김 전무는 1.19%포인트 줄었다. 강 회장 일가의 지분 매도가 19일 공시되자 당일 이글벳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32% 줄었고 2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에 석회가 사용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오른 백광소재의 최대주주 태경산업은 지난 18일부터 3일간 총 220만주를 매도해 143억6473만원을 현금화했다. 이에 태경산업의 백광소재 소유비율은 주식 매도 이전보다 7.98%포인트 떨어졌다. 

고려시멘트의 강대원 회장도 주가 상승에 16일부터 총 288만1602주를 두 번에 걸쳐 매도했다. 이에 강 회장이 챙긴 금액은 약 123억원에 달한다. 이에 강 회장의 회사 지분율은 42.62%에서 9.48%포인트 낮아졌다. 고려시멘트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25% 오른 17일 이후에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25일까지 12.8%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선 기업의 최대주주들이 고점에서 매도하는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돼지열병 테마주로 분류된 20여개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10일간 약 40% 올랐다. 하지만 과열된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무분별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돼지열병 수혜주로 꼽힌 마니커는 26일 장중에 전 거래일보다 11.50%까지 떨어졌고 우리손에프앤지도 장중 7.68%까지 하락했다. 팜스토리, 동우팜투테이, 한일사료, 이지바이오, 체시스 등 대부분의 돼지열병 관련주들이 전날 대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관련 주들이 크게 올랐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올라 과열 현상이 일어났다”이라며 “자칫 고점에서 매수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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