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제고와 수주 내실화 다지며 지난 수년간 국내 주택사업에만 주력
해외건설시장 전체 규모 중 국내 건설사 수주비중 꾸준히 감소세
먹거리 비상에 궁여지책으로 해외 기웃거림에도 불구, 전년동기 대비 여전히 저조한 수주실적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플랜트시설 전경. / 사진=대우건설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플랜트시설 전경. / 사진=대우건설

 

건설업계에 해외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사업장도 제각각으로 다변화된데다 LNG(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 정유 개발 프로젝트 등 공종 분야도 다양하다. 이달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총사업비만도 10조 원에 달할 정도로 많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에서 총 4조7000억 원(39억7000만 달러) 규모의 발리파판 정유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기존 정유 공장 설비를 고도화해 생산량을 늘리고 친환경 연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나이지리아에서 연간 800만톤 규모의 LNG를 생산하는 플랜트사업을 수주했다. 일부 글로벌 건설사가 독식해온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대우건설이 원청사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자평했다. 회사는 정확한 수주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총 사업비 약 5조 원(43억 달러) 가운데, 대우건설 몫이 1조 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약 2700억 원(2억 3000만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했다. 사업내용은 태국 라용주(州)에 위치한 맙타풋(Map Ta Phut)공단에 연간 25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이달 들어 해외시장에서 승전보를 울리지만 분양가 상한제 등 주택시장 불확실성 악재로 인해 축소된 수익을 대신 메울 수 있는 곳간으로 위안삼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1년 전 수주총액과 견주어 보면 수주액이 30% 가까이 적은 수준인데다, 수주 환경도 녹록치 않아 해외 수주의 노력이 결실을 나타내는 것이란 해석은 다소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이달 중순 기준 약 16조5300억 원(160억7276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7%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해외 건설 수주가 부진한 원인으로는 국내 건설사의 비적극성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꼽힌다. 저가 수주 사태, 미청구공사금액 증가 등으로 손해를 입은 건설사들이 수익성 제고와 수주 내실화로 전략을 바꾸면서 해외실적 감소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해외건설 시장 규모는 연간 3%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외건설시장 전체 규모 중 국내 건설기업의 2018년 점유율은 2.9%로 2010년의 약 9%에 비해 1/3수준으로 감소했다. 뒤늦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자니 신기술 도입과 가격적 우위를 점하는 중국 등 국가에 비해 우위를 선점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국영 금융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수주 경쟁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위성 건산연 연구위원은 “해외건설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국내 건설기업의 수주 실적과 시장 점유율은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설계와 시공, 기술력과 비즈니즈 영역을 확장할 준비를 하는 등 국내 건설사의 해외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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