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가삼현·남준우·이성근 ‘조선 빅3’ CEO의 쓰라린 가을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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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반대” 노조와 반목 현대重·대우조선, 갈등 장기화 조짐
“흑자목표” 수주시장 약진 삼성重, 갑작스런 1조 손실 위기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2년 연속 글로벌 수주량 1위를 노리는 우리 조선업계가 유독 혹독한 가을을 맞이한 분위기다. 특히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업체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렇다. 안전장치 미흡에 따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책임론이 부상하거나, 주안점을 뒀던 흑자전환의 목표가 흔들릴 처지에 놓인 탓이다.

◇ 하청업체 사고 현대重···노조, 가삼현 등 경영진 책임 요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가삼현 사장은 최근 발생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책임론에 휩싸인 상태다. 지난 20일 하청업체 소속 박아무개(61) 씨가 대형천연가스 저장탱크 캡을 제거하는 작업 중 분리된 캡에 목이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노조가 “원청이 해야 할 최소한의 법적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원·하청 사업주 구속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 29조 ‘도급시 안전보급 조치’에 따르면 원청은 근로자가 산재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작업의 경우 헤드에 크레인을 체결해 쓰러짐을 방지하고 낙하 방지를 위한 하부받침대 설치가 요구된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크레인이 투입되지 않았고 하부받침대 또한 미설치 됐다.

사고발생 후 현대중공업 측은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노조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는 물론 가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현대중공업과 노조 간 갈등의 발판이 됐던 법인분리가 이번 사고를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가 사장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사업부문)으로 분사된 후 크레인 등 장비사용을 위해 거쳐야 할 절차가 복잡해졌다”면서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해 시간 압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하청업체들의 경우 별도의 협조 요청까지 필요해 노동자들이 무리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고 힐난했다.

◇ “파업자제” 요구한 대우조선 이성근, 현대重 실사저지 노동자 고발조치

지난 24일 ‘제16회 한국조선해양의 날’ 기념행사에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 자격으로 연단에 오른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들며 각 사 노조 및 노동자들에게 “조금만 인내해 달라”며 “송구스럽지만 파업만큼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되레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대우조선해양이 노조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기념행사 이튿날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와 ‘대우조선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 등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장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업체가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를 저지한 노조와 시민단체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며 더욱 강경한 투쟁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들의 갈등의 단초가 됐던 것도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이었다. 현대중공업노조와 함께 합병을 반대하고 있으며, 지역사회가 이에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앞서 업체 측은 노조 및 시민단체 간부 6명을 고발하고, 매각 반대를 외치며 이들이 설치한 천막농성장 철거를 요구했다. 철거를 지키지 않을 시 1일 50만원을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성근 사장이 “이 같은 상황까지 오게 돼 송구스럽다”며 파업자제를 요구하자 더욱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노조의 강경투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앞서 대우조선해양 측이 고발한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어 이들의 갈등 또한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실적개선 주안점 삼성重 남준우, 목전에 둔 흑자전환 ‘놓치나’

지난해 1월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에 취임한 남준우 사장은 선박은 물론이고 해양플랜트 등 각종 생산현장을 책임져 온 전문가로 통한다. 경영총괄직인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부터 남 사장은 ‘재무통’ 출신 경영인에 버금가는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였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꾀하겠다는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남 사장의 계획에 암초가 드리운 모양새다. 스위스 트랜스오션 측으로부터 수주해 건조 중인 드릴십 2척의 미인도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해당 선사가 각각 올해와 내년 인도할 계획이었던 드릴십의 계약이행포기 의사를 삼성중공업 측에 전달했고, 삼성중공업도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두 드릴십은 지난 2013년 8월과 2014년 4월 수주한 선박이다.

당초 계약은 그리스 오션리그가 체결했다. 지난해 오션리그가 트랜스오션에 인수됐는데, 트랜스오션이 인수 전 체결된 선박의 인수를 포기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이번 인수거부로 삼성중공업이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 해당 질의가 나오자 남 사장도 “검토 후 확실한 내용이 나오면 발표하겠다”며 답변을 미룬 상태다.

업계는 1조원을 웃도는 피해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남준우 사장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삼성중공업이 올 수주시장에서 약진하는 등 실적개선을 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불의의 계약이행포기 소식으로 갑작스런 손실분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져 흑자전환에 먹구름이 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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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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