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졸루트·트리거 등 미국 벤처에 각각 140억원, 60억원 투자···매출은 제로
40억원 투자해 SCM생과 지분 2% 확보, 중증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공동 개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한독이 올해 해외와 국내 벤처에 240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이 투자한 레졸르트와 트리거는 올 들어 매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독이 향후 어느 시점에서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제약사들의 외부 법인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신약 개발 등 공조를 위한 지분 확보가 기업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벤처 투자는 신약 출시 등 미래를 겨냥하고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투자사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투자 효율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이런 경향을 보이는 제약사에는 한독도 포함된다.  

우선 한독은 자회사인 제넥신과 공동으로 지난 1월 초순 미국 ‘레졸루트’에 25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해 지분 총 54%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독이 레졸루트에 투자한 금액은 140억원이다.        

레졸루트는 지난 2010년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다. 대사성 희귀질환 분야의 혁신적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레졸루트는 초희귀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의 미국과 유럽 임상 2b상 진행을 앞두고 있다. 또,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를 위한 혈장 칼리크레인 억제제의 전 임상 독성시험과 1주 제형 기저 인슐린주사제의 임상 1상 등을 진행 중이다.

한독은 특히 레졸루트 멤버들의 성장호르몬 개발 경험이 한독과 제넥신이 공동 개발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의 글로벌 임상3상을 가속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형 성장호르몬의 글로벌 임상 3상은 내년쯤에 착수될 예정이다.  

하지만 레졸루트는 올 들어 매출이 전혀 없다. 레졸르트의 매출 제로는 올 상반기 한독의 순이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억8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에 비해 80.2%가 하락했다.

이어 한독은 지난 3월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500만 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다. 트리거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4월 설립된 미국 바이오벤처다.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과 개발에 집중한다. 현재 국내 바이오회사인 에이비엘바이오에서 이중항체 기반 신약 과제 4건을 이전받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신약 과제 4건은 신생혈관 억제 항암항체 ABL001/TR009을 포함해 T세포 관여 이중항체, 이중항체 기반 면역 항암제 등이다. 이 중 ABL001/TR009 과제는 현재 국내 임상 1a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독에 따르면 트리거 테라퓨틱스도 올 들어 매출이 없다. 

한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미국 벤처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올해 레졸루트와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대한 투자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은 없으며, 미국 진출을 검토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독은 지난 6월에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회사 ‘SCM생명과학’과 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SCM이 개발 중인 ‘중증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공동 개발, 국내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확보했다. 한독에 따르면 40억원 투자로 SCM 지분의 약 2%를 점유했다. 

SCM은 올해 내로 ‘중증 아토피 줄기세포치료제’의 호주 임상 1/2a상을 시작하고, 이후 미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투자기관 및 말레이시아 CCM 듀오파마로부터 441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벤처 투자가 긍정적 측면도 많이 갖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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