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폴리오, 펀드 출시 이틀 만에 613억원 모아
미래에셋·삼성·신한BNPP운용 등이 규모 성장 더딘 것과 대조적
성과 따라 향후 시장 확대 마중물 될 수도

공모펀드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상위권 헤지펀드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펀드 출시 이틀 만에 6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면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규모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5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타임폴리오위드타임펀드’는 전날 기준 613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첫 날 448억원을 판매한 데 이어 전날에도 165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의 펀드시장 분위기에서는 두드러진 모습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일주일 동안 5717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국내 혼합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도 각각 752억원, 81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국내외 증시에 대한 투심이 악화된 영향이었다.

특히 올 들어 시들해진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운용자금이 적은 일반 투자자도 헤지펀드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지난 2017년 5월에 도입돼 공모펀드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들어선 큰 반향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기준. 타임폴리오위드타임펀드의 경우 출시 이틀만의 기록. / 자료=금융투자협회, 에프앤가이드 등.
24일 기준. 타임폴리오위드타임펀드의 경우 출시 이틀만의 기록. / 자료=금융투자협회, 에프앤가이드 등.

실제 올 들어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규모의 성장이 더딘 모습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규모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은 지난 24일 기준 설정액이 1324억원 수준으로 올 들어서 31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2017년 9월 출시된 이후 1년 동안 설정액 1500억원을 모으며 가파르게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그밖에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는 설정액이 116억원 규모로 올 초에 비해 1억원 감소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올 1월 출시된 KB자산운용의 ‘KB헤지펀드솔루션’은 설정액이 5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 정도가 올 초 설정액 219억원에서 최근 224억원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배경에는 업계 상위권 헤지펀드라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시스템화된 멀티 전략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 한 차례를 제외하고 창립 이후 15년 내내 반기 기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8년 5~11월에도 4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과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다른 펀드와는 달리 좋은 성과를 낸 자사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라는 점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모습은 투자자 뿐만 아니라 공모 운용사를 준비하는 다른 헤지펀드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수익률에서도 명성에 맞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앞으로 중요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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