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한반도 평화’ 시계···‘부산’에서 남·북·미 회동 재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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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한반도 평화’ 시계···‘부산’에서 남·북·미 회동 재현될까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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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위원장 11월 부산 방문 가능성 제기···관건은 ‘비핵화 협상 진전’에 달려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김 위원장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지도자 역할 굳힐 기회
전문가들 “조만간 열릴 북미 실무협상에 따라 김 위원장 답방 가능성 높아져”
지난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무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시나리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남·북·미 정상이 다시 마주앉는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조만간 개최될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이 있을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연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서 나온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 24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오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전체회의 발언에 따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부산 답방’이 유력하게 급부상하게 됐다. 국회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 관계자는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의원들 질문에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부산에 오지 않겠냐”고 답했다. 서훈 국정원장도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비핵화 협상의 진전과 연계돼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전하며 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

관건은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달렸다. 국정원 역시 김 위원장의 정상회의 참석 조건을 ‘비핵화 협상 진행’으로 꼽았다. 북미 간 협상에서 큰 진전이 없으면 답방 가능성 역시 요원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 부산 답방 성사 가능성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다. 다만 최근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여건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적대관계 종식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불씨는 살아있는 상황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부산에서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은 있다. 북한 여론을 생각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기 때문”이라며 “결국 9월 하순에서 10월 초중순으로 예측되는 북미 실무협상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시선은 다시 북미 실무협상으로 옮겨진다. 국정원은 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실무협상이 향후 2~3주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북한은 북미대화 재개 전 중국을 만나왔다. 이에 10월 초 예정된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 부산 방문 논의 역시 북미 실무협상의 실질적 진전에 따라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협상 진전 속도에 따라 지난해 6월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이어 11월 부산에서 예상치 못한 비핵화 외교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예측도 거론된다.

답방 초청장은 이미 김 위원장에게 전달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답방도 예고된 바 있다.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아세안 10개 회원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이 참여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회의서 김 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아세안 국가들이 모두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국제적 위상을 펼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전략안보연구원 김경숙 연구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3개국 순방 성과와 과제’ 정세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 부산 방문이 남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을 해소하고 대화의 동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미국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김 위원장이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고 협상력을 재고하는 측면에서다.

김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보상도 없이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하는 사태를 피하려 하고 싶어 하는 입장”이라며 “김 위원장의 정상회의 참석은 북한이 다자회의 국제무대에 정상국가로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이끌고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지난해는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하노이 회담 이후 장기적 교착국면이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북미 모두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여서 전략적으로 북핵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서로 전략적인 수를 두고 있는데 풀지 않으면 경색국면이 장기체제로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10월 중순쯤 실무접촉을 통해 한반도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연내 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 평론가는 현 시점이 터닝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은 모두 답방이 국제적으로 큰 이벤트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루는 과정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실행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북미 실무접촉 후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북미가 합의를 이뤄낸 후 관계가 어느정도 진전되느냐에 따라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또는 남북미 회동이 한반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그 가능성은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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