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24일 삼바 분식회계 관련 압수수색···한투 “참고인 조사”
증시 반등에도 모회사 한국금융지주 주가 하락세

서울 종로구 한국투자증권 광화문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투자증권 광화문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이 검찰의 잇따른 압수수색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또 실제 존재하지 않는 채권이 거래될 뻔하는 등 업계 실적 1위 증권사라는 면모에 맞지 않는 논란도 빚어 신뢰에 타격을 입고 있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코스피 반등장에도 연일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3일과 24일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국투자증권이 삼성바이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때 대표 주관사여서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 차원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이라며 압수수색이 또 이뤄질지에 대해선 “이전 압수수색도 (사전에)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한국투자증권은 정치권 이슈에도 휘말리는 모양새다. 지난 5일엔 영등포지점이 이른바 ‘조국 펀드’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지점에 있는 김 모 PB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을 한 혐의를 받았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강용석 변호사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강씨가 영등포지점 소속 김 모 PB가 한투증권 오너 일가의 친인척이라는 내용으로 한 유튜브 방송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당사를 비방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그 외에 지난 7월엔 코오롱티슈진과 관련해서도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상장 폐지가 결정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의 여러 악재들은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25일 기준 7만3900원을 기록했다. 전일보다 2.89% 내렸다. 이달 종가 기준 최고점을 기록한 18일(7만9500원)보다 7.16%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19일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19일 종가는 전날보다 3.02% 크게 떨어졌고 이후 24일을 제외하고 연일 주가는 내렸다. 

반대로 코스피는 18일부터 24일까지 연속 상승했고, 종가 기준으로 21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코스피 반등장에도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빠르게 떨어진 셈이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카카오뱅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실적이 모회사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금융지주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803억원이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 영업이익(518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9.4%에 달했다. 

지난 16일에는 전산시스템 미비로 실제 발행한 채권 물량을 넘어서는 매도 주문이 시장에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JTBC 회사채 800억원어치에 대한 매도 주문이 이날 오전 9시12분(300억원)과 9시13분(500억원)에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채권시장에 나온 것이다. 물량은 이 회사채의 총발행액(510억원)보다 많았다. 주문 직후 증권사 측이 거래를 취소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일은 최근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따라 전산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과 관련된 일은 전산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례와는 다르다”며 “(한국투자증권의) 압수수색 탓에 지주의 주가가 내렸다고도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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