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일본 판매 승인 획득, 연말 동시 출시···종근당은 한국 출시, 동아는 미지수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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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와 종근당(가나다순)이 일본의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당장 오는 연말 동시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에서는 종근당이 이미 제품을 출시했다. 동아에스티는 출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암젠과 일본 쿄와기린이 공동 개발한 지속형 적혈구조혈자극제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국내 제약사들이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해당 제약사는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다. 특히 두 제약사는 오는 연말부터 일본 시장에서 맞대결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네스프는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 및 항암 화학요법에 의한 빈혈 치료에 사용된다.     

우선 동아에스티는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위해 동아쏘시오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룹 내 바이오시밀러 전문 회사인 디엠바이오가 생산하는 완제품을 일본 파트너사인 삼화화학연구소(SKK)에 수출하고, SKK가 일본 내 판매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아쏘시오그룹의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제품명은 ‘다베포에틴 알파 BS주 5㎍ 시린지 삼화’다. 이 제품은 용량별로 ’10㎍, 15㎍, 20㎍, 30㎍, 40㎍, 60㎍, 120㎍, 180㎍’까지 총 9가지다. SKK는 제품의 일본 내 제조·판매 승인을 지난 20일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획득했다. 이어 약가를 취득한 후 올해 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참고로 제품의 성분명은 ‘다베포에틴 알파’다. ‘DA-3880’은 동아에스티의 개발 코드명이다. 오리지널 품목의 일본과 한국 제품명은 네스프다. 다른 지역에서의 제품명은 아라네스프다.   

앞서 디엠바이오는 ‘다베포에틴 알파 BS주 5㎍ 시린지 삼화’의 상업생산을 위해 일본 PMDA로부터 생산시설에 대한 GMP 적합성심사를 받았다. 이어 이달 초 최종 적합성 승인을 받았다.

공교롭게 종근당도 동아에스티와 같은 날 후생노동성으로부터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 제품의 일본 내 제조·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해 4월 미국 글로벌 제약사 ‘마일란’의 일본 법인과 네스벨의 일본 내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진행과 제품 허가, 제품 독점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후생노동성에 네스벨 제조·판매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종근당은 네스벨 완제품을 마일란 일본 법인에 수출할 예정이다. 마일란 일본 법인은 약가 수재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안에 제품을 출시하고 일본 판매를 맡게 된다. 네스프의 전 세계 매출액은 약 30억 달러(한화 3조5800억원)다. 이 중 일본 내 매출액은 500억 엔(약 5500억원)에 달한다.

네스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은 5500억원 규모의 네스프 시장 진출이라고 하는데 이 규모는 네스프 한 품목의 일본 매출이기 때문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며 “일본 현지에서 의사들과 유대관계를 얼마나 맺어놓았는지가 시장 진출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제조·판매 승인을 받은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의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는 같은 절차를 거쳐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에서 제조하고 일본에 수출하는 절차도 동일하다. 단, 동아에스티는 일본 현지 기업인 SKK가 판매하고, 종근당은 미국 제약사인 마일란의 일본 법인이 공급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결국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 SKK와 마일란 일본 법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일본에서 같은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앞세워 경쟁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에는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없다. 단, 일본 제약사인 JCR파마슈티컬즈·키세이파마슈티컬즈가 공동 개발한 ‘JR-131’도 이번에 같은 날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제조·판매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놓고 경쟁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근당은 이미 지난 2일 네스벨을 출시했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다베포에틴 알파 BS주 5㎍ 시린지 삼화’를 한국에서 출시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은 상태다. 한국쿄와기린의 국내 시장 네스프 연매출액은 200억원대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네스프가 구축해 놓은 시장이 있는데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본사와 일본 현지 간 긴밀한 협조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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