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유효성 입증 문제 생겨 임상3상 결과 발표 연기
주가는 하한가 기록···코스닥 시총 순위 5위로 밀려나
바이오 투심 악화 우려 제기돼···“불확실성 제거 긍정적” 목소리도

24일 코스닥 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29.99%)까지 하락했다. / 그래프=시사저널e.
24일 코스닥 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29.99%)까지 하락했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바이오업계에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라젠 임상 실패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업체인 헬릭스미스가 임상3상 결과 발표 연기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뚜렷한 호재 없이 악재만 연속적으로 나오면서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심은 더 냉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지막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24일 코스닥 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29.99%)까지 하락했다. 지난 17일 장중 20만41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5거래일 만인 이날 12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이 같은 주가 급락 배경에는 헬릭스미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 연기 이슈가 있다. 헬릭스미스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당뇨병 관련 신약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DPN)의 글로벌 임상3상에서 일부 환자가 위약(placebo)과 약물을 혼용했을 가능성이 발견돼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임상 과정상의 문제 탓에 사실상 엔젠시스의 유효성을 이번 임상에선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엔젠시스는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인 당뇨병성신경병증(DNP)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특히 DPN 중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통증성 당뇨병성신경병증(PDPN)에 주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바이오업종에서 계속적으로 임상 실패 사례가 나오면서 이번 임상 결과 발표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임상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바이오업종은 또다시 악재를 맞게 됐다. 그동안 바이오업종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케이주’ 품목허가 취소, 신라젠의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중단 권고 등 충격적인 소식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그밖에 에이치엘비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실패,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 중단 등 크고 작은 부정적 이슈도 잇따라 나왔다.

따라서 이번 악재가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심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약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떨어지면서 신약을 만들어 파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심이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기대감만으로 제약·바이오업종에 투자하기보다 실적을 바탕으로 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악재는 바이오업종에 단기적인 영향만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헬릭스미스 임상3상 결과 발표 마지막 남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보고서에서 “결과가 기대했던 것과 달라 투자심리 악화로 일부 주가 조정도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도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결과 공개가 마지막 남은 불확실성 해소라고 시장은 컨센서스처럼 인식하고 있었기에 신라젠이나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 공개 때와는 달리 섹터 내 다른 종목들의 주가 하락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 20일 ‘헬릭스미스 데이터 영향 시나리오별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헬릭스미스의 임상 실패로 주가가 급락하면 업종 신뢰도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임상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고 있고, 파장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악재가 보이지 않아 불확실성 해소로 비쳐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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