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정국 등으로 어수선한 사이 경찰은 적극적으로 기업 수사 나서는 형국”···조만간 조현준 효성 회장도 소환조사 할 듯

경찰청 전경. /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전경. / 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벌인 경찰이 조만간 조현준 효성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에 접어들며 경찰이 대기업 수사에 특히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5월 LG화학이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 및 인사 담당 직원 등을 고소한 것에 대해 전격 수사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불과 3일 뒤 경찰은 추가 자료 확보를 위해 다시 한 번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이 대기업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재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재계 인사는 “검찰이 조국 정국 등으로 어수선한 사이 경찰이 더 적극적으로 기업 수사에 나서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조만간 효성의 회삿돈 횡령과 KT 경영고문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조현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을 각각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효성 건과 관련해 경찰은 조 회장이 개인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을 사용해 충당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국세청 등 다른 사정기관에서도 다뤄왔던 해당 건을 경찰이 어떻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KT경영고문 부정 채용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KT 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황 회장이 취임 후 정치권 인사 등 14명을 경영 고문으로 위촉해 20여 억원을 지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해당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김인회 KT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조만간 황창규 회장도 소환할 계획이다.

고발을 주도한 시민단체 인사는 “고발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조만간 황 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흔들림 없이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의 재계 사정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경 외 제3의 사정기관 인사는 “기업 수사와 관련해선 경찰보다 검찰이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경찰 입장에선 기업 수사로 능력을 입증해 보이고 싶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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