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르면 이달말부터 직원 대상 시범서비스 개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B국민은행이 3만원대 저렴한 요금제로 5G 시장을 공략한다. 이동통신 3사의 가장 저렴한 5만5000원 5G 요금제보다 약 40% 더 낮은 가격이다. 국민은행은 별정통신자 신청을 이미 마쳤고 사업 개시와 함께 5G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한다. 주요 공략 대상은 KB국민은행 VIP 금융상품 가입자다.

23일 KB국민은행은 별정통신사업자 신청을 마치고 LTE와 5G 요금제 신고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KB국민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일반 사용자 대상 정식 서비스는 다음달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MVNO에서는 처음으로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사용해서 5G를 서비스한다. 3G는 서비스하지 않고 LTE와 5G 요금제를 비슷한 비중으로 단순화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통사가 MVNO에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빠르게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G와 LTE의 경우 이통 3사에서 상용화된 뒤 MVNO 사업자에게 망을 대여하기까지 통상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5G 도매대가는 55% 내외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대가란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를 의미한다.

LTE가 저 데이터 구간에서 40%, 고 데이터 구간에서 55%의 도매가였던 것과 비교하면 5G 도매대가가 조금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사 중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한 유일한 업체다. LG유플러스는 월 4만5000원의 4세 이상 18세 이하 대상 ‘5G 라이트 청소년’과 65세 이상 ‘5G 라이트 시니어’ 요금제를 선보였다. 두 요금제 모두 음성·문자는 기본 제공되며 데이터는 월 8GB(소진 후 1Mbps 속도제어)를 서비스한다.

이 요금제를 KB국민은행 MVNO에 제공한다면 5G 요금제 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이 요금제를 국민은행에도 제공한다면 2만원 후반대 요금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4만5000원 요금제의 도매대가 55%면 2만4750원이다. 거래가 많으면 할인폭은 더 커진다.

국민은행은 금융상품 가입자 중심으로 알뜰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래가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MVNO 가입 의사를 물은 결과 안 바꾸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이 국민은행 MVNO 가입을 원했다”며 “그만큼 국민은행 거래가 많은 수록 통신비 할인 폭이 크고, 국민은행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힘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부터 비대면에 집중해 MVNO를 홍보할 방침이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개통할 수 있는 방식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지점에 단말기를 비치하기보다는 유심위주로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알뜰통신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들은 오프라인 지점에 자주 가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대접받고 상담 받는 것 같다”며 “따라서 VIP들의 가입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KB국민은행이 오프라인 지점을 매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한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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