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지난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 돌파
카카오모빌리티, '라이언택시’(가칭) 준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 사진=카카오페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가 최근 새로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익 창출의 일환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보류 및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각종 이슈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카카오의 매출 구조는 크게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뉜다. 신사업의 경우 플랫폼 부문에 속해 있으며, 대표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가 있다. 카카오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신사업 매출이 카카오T 대리 매출 증가와 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 매출 성장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3% 증가하며 매출액 51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 보험·배송 등 공격적 사업 확장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로 시작됐다. 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 등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으며, 지난해부터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올 상반기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거래액은 약 22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자체 서비스 개발과 더불어 중소 규모 금융사나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금융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혀 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보험 판매 계획도 밝혔다. 사용자가 각 보험사를 찾아 상품 비교를 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해 필요할 때, 필요한 보장만 취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인슈어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하며 보험업 진출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인바이유는 2017년 설립된 인슈어테크 기반의 통합 보험 서비스 플랫폼으로, 보험 컨설팅·보험 중개 등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 생활금융 플랫폼 전문성과 인바이유의 클라우드 보험 플랫폼 경험을 접목해 보험 분야 내 잠재된 사용자 수요를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국내외 보험사 등과 협업해 크고 작은 생활환경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보험상품들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6월부터는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물품을 보내기 위한 배송 예약·배송비 결제·예약 내역 조회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배송은 롯데택배가 담당한다. 이용자는 편의점 예약과 기사 방문 예약 중 접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편의점 예약은 세븐일레븐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톡 친구에게 메시지 보내듯이 송금하는 편리함을 배송에도 접목시킨 점이 특징이다. 특히 물품을 받을 카카오톡 친구를 선택하면 주소 입력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발송하는 ‘톡 친구 주소 요청’ 기능으로 번거로움을 덜었다.  

다만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페이에도 고민은 있다. 그동안 추진해 오던 바로투자증권 인수안 심사가 중단된 것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심사 신청서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심사 중단을 통보했다. 대주주 적격성심사 대상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심 재판 결과를 보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융사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을 포함한 금융 관련 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김 의장은 2016년 카카오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5곳의 신고를 누락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허위자료 제출)로 검찰에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 측의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1위 사업자 굳히기 돌입…일각에선 ‘혁신 사라졌다’는 비판도

신사업 부문 중 하나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국내 최대 택시운송 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 지분을 100% 인수하고 사명을 케이엠솔루션(KM Solution)으로 변경했다. 최근 법인택시회사인 진화택시·중일산업 등을 사들인 데 이은 공격적 행보다. 타고솔루션즈는 법인택시회사 50여 곳을 모아 지난해 만든 택시가맹사업체로 법인택시 400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풀(carpool· 승차공유) 사업을 추진했다. 출퇴근하는 자가용 운전자가 다른 승객을 태우며 택시보다 30% 정도 싼 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차량공유업체도 택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자, 방향을 틀었다. 사실상 택시회사로의 변신을 꾀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에 맞설 대형택시(가칭 ‘라이언택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중 약 800대 라이언택시 출시를 목표로 현재 100여 개 법인택시 회사와 논의 중이다. 해당 대형택시는 타다와 유사하게 승차 거부를 할 수 없도록 강제 배차 시스템과 탄력요금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요금은 호출 수요에 따라 중형택시의 0.7배에서 최대 두 배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로 가입자 2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택시회사 인수를 계기로 택시 호출을 중개하던 역할에서 나아가, 운송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칠 기반까지 모두 마련하게 됐다. 사실상 모빌리티시장에서는 1위 사업자로 우뚝 서게 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택시가 아닌 다른 형태의 혁신을 꿈꿨지만, 결국에는 기존 택시보다 요금이 비싼 고급 택시를 지향하는 모습 때문이다. 차량공유서비스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카카오의 행보는 차량공유를 서비스하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막대한 자본을 통해 고급 택시를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주류로 만들게 되면, 다른 차량공유서비스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1위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는 모습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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