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모델 3종 중 2종에 트리플카메라 채용···카메라모듈 ASP개선 전망
아이폰11 '혁신없다' 혹평·판매 하락세 부담

/자료=애플 홈페이지 캡처
아이폰11프로와 아이폰11프로 맥스 모델. /자료=애플 홈페이지 캡처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에 울상이다. 올 3분기 아이폰 듀얼카메라가 트리플카메라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카메라 모듈을 판매하는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상승폭은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일 출시한 애플 아이폰11프로, 프로 맥스 모델에 LG이노텍이 공급한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채용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신형 모델 3종 중 2종엔 트리플 카메라가 채용되면서 전작인 아이폰XS, XS맥스 대비 후면 카메라가 1개씩 늘어났다.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 출시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다. 매년 애플향 공급이 시작되는 3분기에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연중 실적 고점을 기록해왔다. LG이노텍은 올 2분기 기간제 근로자를 대거 채용하며 7월부터 시작한 모듈 양산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3분기엔 신형 아이폰 모델 3종 중 2종에 후면 카메라 모듈이 하나씩 추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독 높다. 증권업계선 올 3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애플향 초도 물량 공급 실적이 반영되면서 연중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트리플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가격(ASP)은 전작 대비 약 40~50%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애플향 초도 물량분이 반영되는 올 3분기에 광학솔루션 영업실적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은 사업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 폭에 보다 주목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올 3분기 LG이노텍이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1조6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체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영업이익은 10% 선에서 증가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장이 아이폰 신작에 대해 실망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트리플 카메라 적용이란 호재는 판매량이란 한계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공개된 아이폰11은 카메라 개수 외 디스플레이와 디자인 및 성능 개선 부분에서 큰 변화가 없어 ‘혁신 실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스마트폰 교체수요를 끌어모으기엔 같은 기간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은 5G 및 폴더블 제품을 출시하면서 간섭효과가 예상된다.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애플은 신형 아이폰을 LTE 모델로만 출시한다.

이에 시장은 올해 아이폰11의 판매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내려 잡는 분위기다. DB금융투자증권은 올해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 전망치를 7500만대 이상에서 최근 7000만대 미만으로 낮춰 잡았다. 메리츠종금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아이폰11의 출하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5940만대로 추정하며, 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예상했다. 아이폰 신모델 연간 출하량은 매년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하반기 7800만대였던 신모델 출하량은 아이폰XS가 출시된 지난해 하반기 5660만대로 급락했다.

신형 아이폰의 판매가 크게 늘지 않을 경우 LG이노텍에겐 불안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S 판매 부진에 이어 스마트폰 비수기 영향으로 이 회사는 올 1분기 전사 영업손실 114억원을 기록하면서 11분기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같은 기간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6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으며, 2년 전 2017년 1분기 매출액 9242억원보다도 30%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 2분기엔 카메라 모듈 공급 등에 힘 입어 전체 1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엔 아이폰향 물량 공급을 통해 1500억원 규모로 영업이익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애플이 이번 신형 아이폰에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한 점을 두고 부품사에 수익성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아이폰11의 미국 판매 가격은 아이폰XR보다 50달러 저렴한 699달러로 책정됐다. 아이폰11 프로는 99달러,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1099달러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와 동일한 가격대다. 다만 LG이노텍의 경우 전체 카메라 모듈 공급량 중 일반 모델인 아이폰11 물량이 나머지 트리플 카메라 물량에 비해 비중이 적어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민우 메리츠종금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경우 실제 아이폰 판매와 연동된 공급 실적이 반영되는 4분기보다 초도 물량을 공급한 3분기 실적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올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시장 전망보다 급감할 경우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