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면허 상생 부담있는 승차공유 외에도 범위 확대···벤처투자업계, 차량 ICT플랫폼·1인용 모빌리티로 무게 쏠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모빌리티 산업이 택시와 공룡 IT(정보기술) 기업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인 가운데, 벤처 업계에서는 모빌리티 투자 열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승차공유 산업을 넘어서 렌터카, 1인용 이동수단 등 ICT(정보통신기술) 모빌리티 스타트업들로 투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모빌리티는 대형사와 택시의 점유율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택시 상생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승차공유 플랫폼들은 택시 상생 없이는 사업을 확장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회사들을 대량 인수하며 동종 스타트업들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초 법인택시회사들이 모인 택시운송가맹사업 ‘웨이고블루’를 운영하고 있는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 중형 택시회사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10월 내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인승 승합차 기반 택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유명 캐릭터 라이언을 택시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쏘카 자회사 VCNC의 타다와 비슷한 승합차 택시를 출시하며 정면돌파를 나서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원조 승합차 택시였던 ‘타다 베이직’은 출시 6개월만에 높은 이용자 수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택시 면허를 구입하는 등 해법 없이는 사업 확대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같이 모빌리티 업계가 소란스러운 가운데, 투자자들의 모빌리티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규제나 택시 상생 등 과제가 많은 승차공유 대신 렌터카 예약, 전기자전거 및 전동킥보드, 자동차 구매 플랫폼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렌터카 대여 스타트업 카플랫은 최근 휴맥스와 국내 PEF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카플랫의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총 351억원이다. 택시를 활용한 스마트 배송 플랫폼 딜리버리T는 유한회사 컴퍼니에이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공유 킥보드 스타트업 ‘씽씽’ 운영사 피유엠피와 ‘킥고잉’ 오룰로 등도 몇십억원대 후속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ICT나 유통 스타트업 투자 증가세도 한 몫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조사한 올해 1~7월 업종별 신규 투자를 살펴보면 ICT서비스에만 5000억원이 흘러 들어갔다.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ICT 서비스 기업에 해당된다. 또한 배달 대행‧배송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포함된 유통‧서비스에도 올해 상반기 4139억원이 투자됐다. 두 산업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액이 늘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단 모빌리티 산업 자체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VC나 초기 액셀러레이터들도 주목하고 있다. VC들은 수익성만큼 산업 성장성을 중요하기 보기 때문”이라며 “최근 모빌리티 산업과 ICT플랫폼을 활용한 배송, 차량 대여, 공유 킥보드 사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다만 모빌리티 산업 자체가 단순 중개 사업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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