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택과 동시에 삼바 수사 관련 국민연금 압수수색 나서“···성역 없는 수사 의지 표명” 해석도

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재계는 물론, 법조계도 발칵 뒤집혔다. 수사 인력이 상당수 조국 수사에 몰려 있는 탓에 삼성 수사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깨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 장관 관련 수사와 무관하게 삼바 수사 역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23일 오전 9시께 서울 방배동 조국 장관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조 장관 아들과 딸이 지원했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화여대 입학처에도 수사팀을 보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이처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에 나선 사이, 또 다른 굵직한 수사가 시작됐다. 같은 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 합병 당시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합병 비율이 결정됐음에도 이를 찬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의 이번 수사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특수부 2곳에서 동시에 굵직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애초에 법조계에선 조국 수사에 특수통 인력들이 집중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나중에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방대한 조 장관 관련 수사에 직접 수사부서 외 특수부 인력 지원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장관 일로 난리인데 지금 기업 수사가 가능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압수수색으로 이 같은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3차장 산하의 두 부서는 23일 조국과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대 이슈 포인트 두 곳으로 달려갔다. 법조계에선 윤석열의 검찰이 여러 외부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강신업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같은 날 동시에 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재벌이건 정치권력이건, 현재 사회적 상황이 어떻든지 등등 외부 요인과 무관하게 걸리면 무조건 바로 수사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쨌든 검찰이 조국 장관 정국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잠잠했던 삼성은 물론, 긴장을 풀고 있었던 기업들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사정기관 인사는 “(검찰이)수사를 진행 중이거나 고발된 기업 관련 건들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기업 수사를 마냥 미룰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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