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vs 위험’···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향한 두 시선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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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조원대 해외 부동산 메가딜 연이어 나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입증했다는 점 긍정적 평가
해외 부동산시장 이미 과열···재무안정성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국내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과거와 다르게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는 반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해외 물건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수천억원대 딜뿐만 아니라 한 건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메가딜도 하반기 들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 11일 미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호텔 15개를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딜 액수는 58억 달러(약 7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국내 자본의 해외 대체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매입한 호텔들에 대해 진입 장벽이 높고 개별 투자 접근이 어려운 5성급 호텔들로 이뤄져 있고, 개발 가능 부지가 제한적인 미국 9개 도시 주요 거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이달 16일 독일 복합상업시설 매입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물건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더 스퀘어’로 시장에서는 인수가를 약 1조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더스퀘어가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역 및 고속도로와 연결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대체 시장에서 딜을 여럿 진행하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미국 호텔 딜의 경우 블랙스톤(Blackstone), 브룩필드자산운용(Brookfield), 싱가포르투자청(GIC), 호스트 호텔스앤리조트(Host Hotels and Resorts)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행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해외 부동산 매입에서기관 셀다운(재매각)뿐만 아니라 일반 공모 펀드 형태로도 자금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이태리 밀라노의 피렐리 연구개발(R&D)센터, 도쿄 지요다구 한조몬 오피스 빌딩, 벨기에 정부 RDB본청 등을 공모 형태로 내놓았는데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반대로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를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딜 규모가 큰 해외 자산 매입으로 재무적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9일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호텔 인수에 대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긍정적이고 셀다운으로 부분 회수가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총위험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투자의 최종적인 위험 부담 정도가 불확실해 재무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과열 양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해외 대체투자 전문가는 “증권사마다 해외 대체투자를 강조하면서 해외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다 보니 좋지 못한 자산들을 비싸게 매입하는 사례도 있다. 이 중 일부는 기관에 셀다운되지 않아 시장에 떠돌기도 한다”며 “이런 자산들이 쌓이고 향후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부동산가격이 내려갈 경우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잡음이 이미 나오고 있다는 점도 최근 해외 대체투자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호주 장애인 주택임대사업 투자펀드는 현지 대출 차주로부터 계약 위반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이 발행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은 투자한 부동산 개발사업 일부가 개발 인허가 신청이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만기 상환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매입에 나선 미국 호텔들(왼쪽)과 하나금융투자가 매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복합시설 '더 스퀘어'. / 사진=미래에셋그룹, 연합뉴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매입에 나선 미국 호텔들(왼쪽)과 하나금융투자가 매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복합시설 '더 스퀘어'. / 사진=미래에셋그룹, 연합뉴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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