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금융위·금감원 공동 컨설팅 진행
“컨설팅보다는 규제 완화 선행돼야”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인가 컨설팅에 나선다./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인가 컨설팅에 나선다./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인가 컨설팅에 나선다. ‘맞춤형 과외’로 희망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을 독려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컨설팅보다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위원회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관련 종합 컨설팅을 원하는 희망기업의 신청을 접수받는다. 오는 30일부터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동으로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합 컨설팅에는 인가 요건에 관한 질의응답과 함께 법적 보완 사항, 상세 인가 절차 등에 관해 설명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각 희망기업들의 준비사항과 주요 문의사항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재추진 방안을 발표한 이후 두 달 간 신규인가에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개별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개별 컨설팅은 기업들의 문의사항에 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 인가신청 절차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번에 진행하는 종합 컨설팅은 희망기업 당 하루씩 일정을 배정해 인가신청 절차 전반과 희망기업의 준비사항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CT기업, 금융회사, 유통·전자상거래 기업 등 잠재적 인가 관심기업들을 대상으로 종합적 컨설팅 시행계획 및 신청절차 등을 적극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흥행을 위해 금융당국은 ‘족집게 과외’ 등 전례 없는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업계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컨설팅 이전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원활한 영업 및 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부터 완화해야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로 대규모 유상증자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확충이 여의치 않자 대출에 필요한 자본금이 부족해 여러 차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5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토스뱅크(가칭)’의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금융당국이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인터넷은행 진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금감원은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토스의 자본금 대부분이 사실상 부채로 분류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구성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스 측은 RCPS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보는 감독기관의 엄격한 회계기준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여부에 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진출한 인터넷전문은행도 규제 탓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금융당국이 컨설팅에 나선다고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앞서 흥행에 실패했던 예비인가 때와 비교했을 때 규제나 제도적으로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 어떤 기업들이 새롭게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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