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황
토지보상, 돈 대신 땅으로 주겠다는 정부···실효성은 ‘글쎄’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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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내년 말까지 50조원,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 확산
정부, 유동성 줄이기 위해 ‘대토·리츠’ 제시
“토지주들 입맛에 맞는 땅 찾기 어려워···대부분 현금 선호할 것”
3기 신도시 입지로 선정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 사진=연합뉴스
3기 신도시 입지로 선정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토지 보상이 부동산 시장을 또다시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거복지로드맵, 3기 신도시 등에서 동시다발로 보상이 진행되면서 내년 말까지 풀릴 토지보상금이 5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현금 보상 대신 ‘대토 보상’이나 ‘리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당장 연말까지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지정된 성남 복정 1·2지구와 금토, 군포 대야미 등 11개 사업지구에서 6조600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3기 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45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2009년의 34조8554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늘어난 유동자금이 또다시 부동산 시장을 자극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대토 보상’과 ‘리츠’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두 제도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대토 보상은 토지주에게 현금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다른 땅을 대신 주는 제도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처음 도입됐다. 도입 당시 원주민의 재정착에 도움을 주고, 정부는 현금 보상금액을 낮춰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대토 보상은 도입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현재 토지 보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대토 보상의 문제점은 토지주들의 입맛에 맞는 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기 있는 땅을 주지 않으면 토지주들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에 보상이 진행되는 사업지구들은 농지가 많다.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주민들 입장에선 토지 보상보다 대체 농지를 살 수 있는 현금을 선호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다른 보상 방식인 리츠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리츠는 대토로 받은 복수의 택지를 하나로 묶어 제공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 땅에 공동주택 등 주택 사업을 시행한 뒤 사업이익은 배당 등의 형태로 대토 보상자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하지만 리츠의 경우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낯선 제도다.

전문가들 역시 주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주들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심리가 강한 편”이라며 “게다가 리츠가 생소하고 수익도 불확실해 주민들이 대토 보상 보다 현금 보상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촌 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대토 보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길해성 기자
금융투자부
길해성 기자
gil@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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