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0월 중 퇴직연금 수수료 추가 인하
하나은행, ‘연풍연가’ 이벤트로 신규 고객 유치 나서
“수수료 인하 이전에 수익률 개선책 내놔야”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퇴직연금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던 은행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 및 이벤트 마케팅 등으로 고객 유치를 위한 2차전에 나서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퇴직연금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던 은행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 및 이벤트 마케팅 등으로 고객 유치를 위한 2차전에 나서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퇴직연금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던 은행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 및 이벤트 마케팅 등으로 고객 유치를 위한 2차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퇴직연금은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수수료 인하 이전에 수익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중은행 잇따라 수수료 인하···유치전 가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0월 중 퇴직연금 수수료를 추가 인하한다. 사회적경제기업, 공익목적으로 설립된 기관 및 시설 대상으로 퇴직연금 관리·운용 수수료를 50%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도 60~70% 인하할 계획이며, 사회초년생과 연금수령고객 대상으로는 운용수수료를 20~30% 감면한다. 4분기 중에는 손실이 난 고객들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이미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도 퇴직연금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퇴직연금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6일 하나은행은 ‘연풍연가(연금을 풍요롭게, 연금을 가치있게) 통큰 이벤트’를 실시했다. 오는 11월 29일까지 개인형 IRP, DC형 퇴직연금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갤럭시폴드, 4970명에게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하나머니(최대 2만머니)를 제공한다.

이벤트 외에도 하나은행은 DC형 퇴직연금의 자산관리 수수료를 일괄 0.02% 인하했고, IRP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수수료를 대폭 감면하는 등 수수료 인하 경쟁에도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차등화를 통한 수수료 인하책을 검토 중이다. 4분기에는 퇴직연금 신규고객으로 이벤트를 출시해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개인형 IRP 수익에 손실이 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관리 수수료는 최대 70% 감면하는 방향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 일각에선 수수료 인하 이전 수익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시중은행이 너도나도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위해 수수료 추가 인하 및 이벤트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정작 실질적으로 고객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은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여전히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융사의 운용성과에 따라 연금 액수가 달라지는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수익률이 신한은행 1.83%, 국민은행 1.71%, 하나은행 1.67%, 우리은행 1.59%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의 근본적 문제인 수익률 1%대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수수료 인하 및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상당히 낮음에도 은행이 운용비용 명목으로 수수료를 그대로 가져가는 건 문제가 있다”며 “수익률과 비용을 연동시켜야 하고, 수수료 인하 이전에 수익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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