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5G 무선국 준공검사 불합격률 품질과 무관”
검사 주체 KCA도 ‘모수 부족’ 인정···불합격률 하락 중

이동통신 3사별 5G 무선국 준공검사(현장검사) 결과. / 자료=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이동통신 3사별 5G 무선국 준공검사(현장검사) 결과. / 자료=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국내 5G 기지국 5대 중 1대가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불량률이 높은 곳은 이동통신 3사중 LG유플러스로 조사됐다. 성능 불량률은 SK텔레콤이 가장 높았다.

20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에게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5G 무선국 준공검사(현장검사)를 받은 417국 무선국 중 88개의 무선국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비율은 21.1%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은 불합격률로 5G 품질을 평가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모수가 적다는 것이 이유다. 조사를 진행한 KCA 역시 모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불합격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검사국사가 늘어날수록 불합격률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SK텔레콤의 검사국수는 196개, 이 가운데 35개 즉, 17.9%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KT는 108개 검사국수 중 19개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17.6%가 불합격 판정을, LG유플러스는 113개 중 34개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30.1%가 불합격 성적표를 받았다.

5G 무선국 준공검사의 불합격 사유는 ▲개설신고 서류와 현장 불일치(대조검사 불합격 67국), ▲대역 외 불요한 전파 발사(16국), ▲인접채널 누설 전력 초과(3국), ▲통화불능(2국)순이었다. 대다수인 76.1%가 서류에 해당하는 대조검사였다.

해당 검사는 주로 수도권 위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외에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에서도 검사가 실시됐다.

성능검사는 무선국의 기술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항목이고, 대조검사는 제반사항 이행 확인 항목이다. 무선국을 개설하려면 신고를 하게 되는데 이때 제출한 서류와 실제 준공 상태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된다. 일부 각도나 위치가 조금만 바뀌어도 불합격된다. 이통사는 이런 서류의 경우 새롭게 수정해서 보고하면 조치가 되기 때문에 5G 품질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사 불합격의 대부분이 성능과는 관계없는 사항으로, 지난 9일 중앙전파관리소가 관련 고시를 개정해 개정된 고시를 적용할 경우 당사의 불합격 무선국은 1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앙전파관리소는 9일부로 ‘무선국 및 전파응용설비의 검사업무 처리 기준’을 개정해 무선국 검사 불합격판정에서 대조검사 일부(무선설비의 공용화, 환경친화, 시설자, 설치장소 등)를 제외했다.

성능검사 불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8.7%를 기록한 SK텔레콤 관계자는 “성능검사에는 고객들의 5G 실사용에는 영향 없는 경미한 요소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며 “미세한 전파 노이즈 등이 불합격 요소에 해당했지만 이는 일반 고객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아니라 도서 지역이나 아예 쓰지 않는 대역의 주파수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모수가 턱없이 적은 상태에서 5G가 잘 터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검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모수가 매우 적은 상태에서 LTE와 비교한다는 것은 가혹하다”며 “서류 대조는 안테나 최적화 과정에서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르게 확인이 되는 것으로 이것 때문에 5G 품질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특히 이미 성숙한, 서비스한 지 10년이나 된 LTE와 도입 초기의 5G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KCA 역시 모수가 적다는 점을 인정했다. KCA 관계자는 “5G 무선국 준공검사 불합격률이 높은 이유는 모수가 적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5G는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고 아직 표준이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서 진행되다보니 어쩔수 없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KCA 검사기획팀에서는 검사국수가 늘어날수록 불합격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7일 기준 불합격률은 지난 8일보다 낮아졌다고 전했다. LTE 초기 무선국 준공검사 결과를 요청했지만 당시에는 LTE만 따로 분류해서 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말까지 KCA는 약 7만개의 무선국을 검사할 예정이다. 아직 검사 결과에 따른 시정요청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아직 이통사나 KCA 측에서 시정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며 “새로운 세대의 통신이 시작되면 초반에는 당연히 불합격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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