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불가리아 총리 환영 만찬 개최하기로
지난달 여당과 공식 조우 이어 패싱 완화 분위기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 사진=연합뉴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 사진=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다음 주 경제5단체 주최 행사를 단독으로 주관한다. 지난달 여당과 첫 공식 조우를 가진 이후 연이어 주요 행사를 주관하게 된 것과 관련해 ‘전경련 패싱’ 완화 분위기가 익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경련은 오는 26일 보이코 보리소프(Boyko Borisov) 불가리아 총리에 대한 환영만찬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인들이 총출동해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특히 이번 행사가 경제5단체 주최 행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전경련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인사는 “최근 몇 년간 경제5단체 주최 행사를 전경련이 주도해서 하는 것은 이번이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대한상의·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들은 주요 행사를 순번 개념을 갖고 돌아가면서 주관한다. 그런데 전경련은 이번 정부 들어 순번에서 밀려 왔다는 평가를 들어 왔다.

한 재계 인사는 “최근 몇 년간 경제 5단체 행사에서 전경련은 이름만 올리는 수준이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주최 단체로 나서지 못했다”며 “그런 전경련이 순번에서 밀리지 않고 행사를 주관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3월 청와대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 등 전경련이 참여한 행사가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 단독으로 주관한 행사여서 재계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허창수 회장이 필리프 벨기에 국왕을 만난 지 하루 만에 “전경련 필요성 못 느낀다”며 전경련 패싱 완화설을 일축하고 나섰다.

그러나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비공개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일부 의원이 참석했는데 이때부터 정부·여당과 전경련 사이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한 달 만에 전경련이 경제5단체 행사를 주최하면서 이 같은 해석에 더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특히 한·일 무역갈등 등 경제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대기업들이 여전히 전경련을 탈퇴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도 하나의 변수다.

한 전경련 소속 대기업 인사는 “몇몇 기업을 빼고 대기업들이 전경련을 계속 탈퇴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계속 이어 온 전경련 패싱 분위기가 쉽게 완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존재해 ‘전경련 패싱’ 문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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