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화 방식 ‘직고용·자회사’ 두고 곳곳 갈등 격화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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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자회사 방식 허용 입장 유지···“질 좋은 자회사 만들 것”
공공부문 노동자들 직고용 주장···“원하청 관계서 질 좋은 자회사 불가능”
철도노조 코레일 관광개발지부 파업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차별철폐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KTX 승무원 직접고용 합의 이행, 자회사 차별 철폐 등을 촉구하며 11일부터 16일까지 시한부 파업을 진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철도노조 코레일 관광개발지부 파업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차별철폐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KTX 승무원 직접고용 합의 이행, 자회사 차별 철폐 등을 촉구하며 11일부터 16일까지 시한부 파업을 진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직고용과 자회사 방식을 두고 현장 곳곳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규직 전환 방식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부와 여당이 자회사 방식 허용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 해결이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공공부문 정규직화 전환을 두고 각 현장에서는 갈등이 터져 나왔다.

갈등의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방식으로, 원청이 직접 고용할지 아니면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화를 할지에 대한 것이다. 최근 파업과 농성 등이 일어나고 있는 발전산업 하청노동자들, 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국립대병원 하청노동자들,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승무원들 등의 문제가 그러하다.

정규직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는 공공기관과 정부 기관은 대부분 자회사 방식을 추진한다. 반면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기관은 자회사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면 고용 문제나 사고 발생 시 직접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원청에 직고용 돼야 처우와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결국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입장이 중요하다. 이들이 개입하지 않는 한 현장의 노사 갈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민주당 50명 의원들로 구성된 을지로위원회가 소속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 국정감사를 추진하겠다며 그 의제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태 점검은 공공기관의 정규직화 이행 실태 등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정규직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의제다”며 “공공기관 자회사의 계약내용·이윤구조·노동조건 등을 검토해 노동부의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모델 운영안’에 따른 가이드라인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질 좋은 자회사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자회사 방식을 허용하는 기존 정부 방침을 유지하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성을 담보하는 질 좋은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련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공공부문 자회사의 고용이 안정돼야 하는데 자회사가 용역회사 형태를 유지한다면 의미가 없다. 을지로위원회의 의도는 자회사로 전환된 경우 처우 개선 등 질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 좋은 자회사 운영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19일 말했다. 

그러나 공공부문 하청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질 좋은 자회사는 원하청 관계에서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청이 주는 용역비에 의존하고 원청의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 자회사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성은 원청 상황에 의해 좌우 된다는 것이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자회사는 근본적으로 원청의 용역비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에 질 좋은 자회사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또 자회사는 독립적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원청의 사업을 하기에 노동자의 노동 조건은 원청에 좌우된다. 자회사가 처우 개선을 잘 하려고 해도 원청에서 용역비를 받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고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자회사 노동자들은 원청의 사정에 따라 구조조정이 쉽게 이뤄진다”며 “또 다른 이유는 임금 체계를 원청의 정규직과 다르게 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질 좋은 자회사라도 원청 정규직과 처우 차이가 크게 된다”고 언급했다.

국립대병원의 한 하청 노동자는 “자회사는 어떤 방식이든 원청으로부터 용역비를 받고 원청 업무를 수행하기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며 “자회사를 만들면 중간에서 용역회사와 같이 관리비와 자회사 직원 인건비 등이 들어가 처우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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