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 민원건수 1년새 55% 늘어
민원 급증으로 불완전판매 논란 불거질 수도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에서 과열경쟁이 일었던 치아보험 부문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에서 과열경쟁이 일었던 치아보험 부문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에서 과열경쟁이 일었던 치아보험 부문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급증에 따라 불완전판매 논란도 우려되는 가운데 앞서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징후를 보이는 보험상품에 대한 적극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손보업계에 고심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 관련 민원건수는 총 2만4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4361건)보다 399건(1.6%) 증가했다. 이중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 민원은 6198건으로 1년 새 412건(7.1%) 늘었다.

보험 관련 민원건수 중 특히 두드러진 부분은 치아보험의 민원 증가세다. 치아보험의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 민원은 지난해 상반기 230건에서 올해 356건으로 54.8%(126건) 증가했다. 손해율 악화에 따라 지급심사가 강화된 자동차보험이 2680건에서 올해 2806건으로 4.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증가세다.

치아보험 민원이 이처럼 급증한 데에는 치아보험이 집중적으로 판매된 2016년 이후 면책기간 2년이 지나면서 보험금 청구 증가와 함께 민원도 같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치아보험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한 기대효과와 함께 실손보험 등 다른 보장성 상품에 비해 시장 개척 여지가 남아있다는 기대감으로 2016년 이후부터 보험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판매 경쟁은 더욱 과열됐다.

중소형 보험사들이 주로 취급하던 치아보험에 지난해 초부터 대형 보험사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설계사에게 과도한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보장금액을 상향조정하는 등 출혈경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1분기 치아보험 시장에 뛰어든 대형손보사들은 상품 시책비를 월납보험료의 650%까지 올리면서 설계사들에게 판매를 장려하기도 했다. 시책비는 보험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수수료 외에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지칭한다.

그 결과 치아보험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계약건수가 늘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치아보험 계약건수(누적기준)는 2016년 439만건에서 2017년 474만건, 2018년엔 599만건으로 증가했다. 경쟁 과열에 따른 계약건수 증가가 민원건수 급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보험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 보험상품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치아보험은 민원 건수가 급증한 만큼 불완전판매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적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들은 치아보험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한 인센티브까지 내걸면서 출혈경쟁을 벌였다. 신규 계약 늘리기에 급급해 저지른 불완전판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과열경쟁이 일어날 때부터 예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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