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주택시장 가격 안정화 기폭제 역할 할지, 단발성 할인 이벤트로 끝날지 업계 관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 조감도 / 사진=삼성물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 조감도 / 사진=삼성물산

 

 

서울 청약시장 당첨 가점이 평균 60점대로 높아진 가운데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래미안 라클래시(구 상아2차 재건축)가 등판한다.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전용 84㎡의 경우 시장에서 유사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여타 단지에 비해 약 10억 원 가량 낮아 차익 실현이 큰 만큼 예비청약자가 대거 몰리며 가점이 더욱 높아질 게 전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고분양가 관리 영향인데, 업계는 HUG의 분양가 규제가 지나치게 높아진 주택가격 안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지 단발성 할인 상품으로 남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을 오는 20일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3.3㎡ 당 평균분양가는 4750만 원으로 전용 84㎡ 고층 기준 분양가는 16억 원대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 총 679가구로 조성되고 이 가운데 분양물량은 112가구다. 규모는 전용면적 기준 ▲71㎡A 17가구 ▲71㎡B 18가구 ▲71㎡C 8가구 ▲84㎡A 26가구 ▲84㎡B 23가구 ▲84㎡C 20가구다.

분양가는 올해 4월 강남구 일원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 평균분양가(4569만 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초 상아2차 조합 측은 같은 청담역 초역세권 단지와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동일선상에서 평가해 유사한 가격에 분양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HUG와 이견을 보이다 결국 후분양을 선택했다. 그러나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도입 엄포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선분양을 최종 결정했다. 분양가상한제 보다는 HUG의 분양보증 규제를 받는 게 낫는 판단에서다.

결국 HUG의 고분양가 규제로 인해 인근에 있는 힐스테이트1차에 비해 동일평형 기준 5억 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지만 이 단지의 경우 준공 및 입주를 시작한지 약 10년을 바라보는 상황이어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강남권에서 비교적 신축인데다 단지규모가 유사한 수준인 잠원동 반포아크로리버뷰가 지난달 전용 84.79㎡ 19층이 28억1000만 원에 실거래된 것에 견주는 게 맞다는 게 시장의 평가인데,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가는 이 단지 지난달 실거래가 보다 약 12억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청약 당첨자도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HUG는 고분양가 규제를 통해 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복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분양가 규제가 정부의 당초 취지대로 단기간에 지나치게 올라버린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지, 또는 수분양자에게 차익만 안겨주는 단발성 로또 이벤트에 그칠지 판단이 제각각이다.

한 은행권 부동산PB 업무 관계자는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기폭제가 되면 좋지만 전체 주택시장 대비 공급물량은 0.1%도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장 분양가 규제만으로 시장 전반을 안정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분양가를 누르며 가격이 낮아진 만큼 청약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일부 타입에서는 청약가점 만점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 주택시장 조사업체 관계자는 “역삼동 개나리4차를 재건축한 역삼센트럴아이파크도 이달 말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서는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 가능성을 우려해 선분양으로 선회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대어 단지들이 HUG의 분양가 통제로 모두 시장 가격대비 낮은 수준에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기축 아파트 거래시장의 거품 역시 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래미안라클래시 청약은 오는 24일 1순위 해당지역, 25일 1순위 기타지역, 26일 2순위를 접수한다. 당첨자 발표는 다음 달 2일이다. 이어 15~17일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입주는 오는 2021년 9월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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