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랜트 부진,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수주 잔고·신규 수주 급감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 여전히 높아···“원가율 상승 따른 재무구조 변동 가능성 상존”
안 사장 이달 말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거론, 라오스 댐 붕괴 사건 소명할 듯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취임 2년 차인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해외통’으로 불리는 안 사장의 지휘에도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SK건설은 주력 사업인 해외 플랜트 사업의 부진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신규 수주와 수주 잔고도 급감했다. 취약점으로 꼽히던 재무안정성 역시 올해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3조6141억원, 영업이익 1285억8950만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9.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23%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력 사업인 플랜트 부문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K건설의 주력 사업인 플랜트 사업은 매출이 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플랜트 매출은 2015년 별도 기준 5조9100억원에서 2016년 4조7200억원, 2017년 3조69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3조6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신규 수주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SK건설의 수주 계약금액은 3889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1708만 달러에 비해 98.4% 줄어든 금액으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 건설사 중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해외 부문 수주 잔액 역시 5조41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3% 급감했다.

해외 부문에서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해외통’으로 불리는 안재현 SK건설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안 사장은 지난해 1월 SK건설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SK그룹은 글로벌 시장 전문가인 안 사장을 불러 부진했던 해외 수주 타개를 모색했다. 하지만 더딘 유가 회복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들로 인한 해외 시장의 불황을 글로벌 시장 전문가인 안 사장도 피해가지 못한 모습이다.

재무안정성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도 안 사장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SK건설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276%다. 주요 건설사가 대부분 200%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SK건설의 부채비율은 2017년(279%)과 2018년(287.2%)에 이어 3년 연속 ‘위험’(30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 재무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차입금 의존도 역시 지난해 말 56%을 기록한 뒤 올 1분기 60%, 2분기 63.05%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10대 건설사의 평균 차입금 의존도가 24.6%임을 감안할 때 SK건설은 2배 이상 더 높은 셈이다.

또 SK건설은 올해 발표된 ‘2019 시공능력평가’에서 11위를 기록하며 10대 건설사에서 밀려났다. 이는 2005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13년 만이다. 건설업계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불안한 재무안전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는 최근 3년간 실적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인 만큼, SK건설의 부진한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11위도 장담하기 힘들 전망이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SK건설은 지속적인 당기순이익과 단기 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차입금 상환, 우선주 상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조정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음을 고려할 때 해외 공사 등의 원가율 상승에 따른 급격한 재무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사장은 라오스 문제로 이달 말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증인 신청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5월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가 이 사고를 인재라고 결론 내렸지만 SK건설이 반발하면서 양측의 논쟁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 사장은 SK건설의 입장을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사고가 인재로 확정되면 대규모 피해 보상금도 부과될 수 있으며 해외 수주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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