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역세권 입지에도 미분양 나자 계약금 일부 페이백
중도금 무이자, 2년간 월 10만 원 지원까지

서울 광진구에 들어서는 빌리브인테라스 견본주택 모습 / 사진=신세계건설
서울 광진구에 들어서는 빌리브인테라스 견본주택 모습 / 사진=신세계건설

 

휴대폰 판매업계에서나 볼 법한 페이백 제도가 서울 황금입지 분양업계에도 도입돼 화제다. 적용 사업장은 신세계건설이 오피스텔 치고는 500호실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로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근처에 공급하는 빌리브인테라스다. 신세계건설은 약 1년여 전 야심차게 내놓은 자사 주택브랜드 빌리브를 띄우기 위해 이 사업장에서 각종 금융지원을 하는 등 지원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 4월 최고 25대 1의 청약경쟁률 기록을 내면서 청약을 마감한 빌리브테라스 미분양 호실을 털기 위해 눈물의 불황마케팅 총력전에 돌입했다. 총 491호실에 달하는 전체 호실 가운데 95%가 넘는 467호실의 분양가가 2억 중반대로 서울 내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저렴한 편인데도 일부 호실 소진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수분양자가 전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내면 즉시 200만 원을 돌려준다. 회사 측 관계자는 “200만 원이면 계약금인 2500만 원에 대한 은행금리 이자의 3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분양가의 50%인 중도금에 대해선 무이자 대출도 지원한다. 여기에 준공 후 최초 수분양자에게 월 10만 원씩 향후 2년 간 지급한다. 해당 사업장 분양관계자는 “총 500호실에 달할 정도로 오피스텔 치고는 비교적 큰 규모이지만 애초에 광고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깜깜이 분양을 했다”라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수분양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중대형 건설사가 파격적 불황 마케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이 빌리브 띄우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빌리브는 지난해 4월 신세계건설이 단순시공에서 설계와 시공 그리고 운영 등을 종합한 디벨로퍼로의 전환 의지를 밝히며 내놓은 신개념 주거브랜드이지만 시장에서 아직까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빌리브 브랜드를 걸며 분양한 빌리브 하남 역시 정당계약을 마무리짓지 못하며 미분양물량 판매를 추가 진행한 바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더블초역세권인데다 건대 인접해 대학생 수요까지 많을 게 기대되고 조식서비스까지 하는 곳이어서 상품성으로 봤을 땐 우수한데, 아직 자사 주거브랜드 빌리브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홍보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피스텔이 투자처로서 매력을 상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 매력적으로 보일진 몰라도,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 2016년 연 5%선이 깨졌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4.86%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7월(4.87%)보다 0.01%p 낮아진 수치로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전국에 공급되는 오피스텔만 4만5496실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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