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당첨 가점 60점대로 ‘껑충’, 지난달比 14점 상승
‘공급 축소·경쟁률 상승’ 우려한 예비청약자들 몰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발표가 된 이후 서울 분양시장의 청약 당첨 가점은 한 달 새 14점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문을 연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 / 사진=시사저널e DB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의 분양 당첨 문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신축 공급 위축과 청약 경쟁률 상승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한꺼번에 몰리고 있어서다. 40점대 후반이었던 평균 당첨 가점은 60점대로 치솟았다.

1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61.5점으로 집계됐다. 이 단지 당첨자 최고 가점은 79점으로, 전용면적 84㎡B형과 108㎡에서 나왔다. 전용 59㎡는 A·B·C형에서 모두 당첨 커트라인이 69점을 기록했다. 앞서 이들 주택형은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발표한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평균 청약 당첨 가점 역시 60.21점으로 집계됐다. 당첨자 최고가점은 77점으로 전용면적 59㎡A타입에서 나왔다. 두 단지가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아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나 입지 대비 높은 가점이다. 앞서 5일 당첨자를 발표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67점이었다.

세 단지의 평균 당첨 가점은 62.9점이다. 이는 올 초부터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 이전인 지난달 14일까지 분양한 32개 단지의 평균 당첨 가점인 48.9점보다 14점 가량 오른 점수다. 당첨 커트라인도 35.8점에서 47.6점으로 크게 뛰었다.

전반적으로 당첨 가점이 높아진 것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아파트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상한제 이후 청약시장에 들어갈 경우 경쟁률이 더 높아아질 수 있어서다. 아울러 분양가 상한제 이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이 위축되면서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강화된 분양보증 심사 기준 적용으로 분양가가 낮아진 것도 청약 열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HUG는 지난 6월 말부터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HUG의 심사 기준에 맞춰 비교적 합리적 가격대의 분양 물량이 나오는 것도 청약열기를 자극하는 분위기다”며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인기가 높은 서울 강남은 지난 7월 분양된 서초그랑자이의 당첨 가점 평균이 70점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70점 안팎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수요자들은 분양을 받으려는 단지 주변의 과거 청약 경쟁률, 가점 수준을 철저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