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앞다퉈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해결 과제

엠게임 이오스로얄 / 이미지=엠게임
엠게임 이오스 로얄 / 이미지=엠게임

최근 게임사들이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등을 거쳐 이제는 새로운 먹거리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급부상한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란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말한다. 기존 게임과가장 크게 다른 점은 게임 내 자산을 플레이어가 통제하고 소유한다는 것이다. 기존 게임에서는 이용 약관을 근거로 삼아 게임 내 최종적인 자산을 게임 개발사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또한 블가능하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은 플레이어에게 귀속된다. 개인 간 거래도 자유롭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크립토키티’는 지난 2017년 출시된 고양이 캐릭터 수집 게임이다. 이더리움으로 가상의 고양이를 구매하고, 다른 고양이와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가상 고양이를 얻는 방식이다. 한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15%에 육박하는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현재 많은 국내 개발사가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엠게임은 지난 5월 암호화폐 이오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포털 사이트 ‘이오스 로얄(ESO Royal)’을 오픈했다. 이오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오스 로얄은 간단한 주사위 게임부터 RPG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주사위 베팅게임인 ‘이오스 드래곤 다이스(EOS dragon Dice)’와 ‘이오스 스크래치(EOS Scratch)’ 2종이 서비스 중이다. 또 고퀄리티 블록체인 액션 RPG ‘이오스 공성전(EOS Siege battle)’을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오스 로얄 내 모든 게임 디앱은 이오스 외에 엠게임의 게임 토큰 벰(BEM)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획득한 벰으로 재투자를 통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엠게임은 벰을 통해 향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게임 디앱뿐 아니라 엠게임 게임 포털 내 다양한 온라인·모바일게임들에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를 접목시킬 계획이다. 엠게임은 또 최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자사 IP인 ‘귀혼’과 ‘프린세스메이커’ 2종의 게임을 개발해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는 최근 전기아이피와 ‘미르의 전설2’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전기아이피는 위메이드트리가 독자적으로 구축 중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Wemix(위믹스) 네트워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미르 H5 for Wemix(가칭)’를 개발해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사 플레이댑은 17일 블록체인 기술을 장착한 게임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을 공개했다. 플레이댑은 블록체인 공공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개발된 댑(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게임을 서비스하고, 게임 간 자유로운 아이템 활용 및 거래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플랫폼이다. 플레이댑은 현재 '크립토도저'와 '도저버드'라는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플레이댑 크립토도저 / 이미지=플레이댑
플레이댑 크립토도저 / 이미지=플레이댑

전문가들은 향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 4일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9'에서 “만약 블록체인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게임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제대로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지급받는 블록체인 게임의 특성상 사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모바일게임 ‘유나의 옷장’이 픽시코인을 도입하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을 이유로 재분류 판정을 내렸다. 이후 유나의 옷장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발사들은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유나의 옷장 이후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접수한 블록체인 게임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게임위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 기준안 마련을 위해 정부 차원의 현황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명확한 기준이 없어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은 글로벌 시장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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