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주가 하락 요인 많다고 판단
삼성전자 대차자금 5조원, 업계 1위

지난달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 내린 1917.50으로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2016년 2월 29일(1916.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대차거래 잔는 급증하기 시작하며 한 달 새 6조원이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 내린 1917.50으로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2016년 2월 29일(1916.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대차거래 잔는 급증하기 시작하며 한 달 새 3조원이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여기는 대차거래 잔액은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에 3조원이 증가했다. 대차잔고가 늘면서 향후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일일 대차거래 잔고는 68조4130억원을 기록, 올해 초(61조원) 보다 7조원이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지난 5월 66조까지 내렸지만 7월 들어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가 발표된 이후로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기 때문에 대차거래 잔고가 많을수록 공매도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대차잔고가 늘수록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2000선에 재진입하는 등 회복세를 보인 이달 들어서도 대차잔고는 빠르게 늘었다. 대차거래 잔고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부터다. 8월6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 내린 1917.50으로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2016년 2월29일(1916.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부터 대차거래 잔고가 늘기 시작했다. 대차거래 잔고는 9월16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3조원이 증가했다. 

대차거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대차거래 잔고는 5조6006억원에 달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9512억원), 두산인프라코어(5523억원), 메리츠종금증권(2681억원), 한진칼(1321억원), 한화생명(1079억원), DB하이텍(725억원), 미래산업(72억원) 순이다. 업종별로 대차거래 잔고 규모는 전기·전자(13조771억원), 의약품(6조4919억원), 화학(5조8695억원), 운수장비(5조8002억원), 금융업(4조1748억원) 순으로 많았다.  

9월16일 기준 대차거래 상위종목.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전자 주가의 뚜렷한 반등으로 코스피의 연속적인 상승이 발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며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대차잔고가 더 늘어나면 삼성전자와 증시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오르고 있지만 무역협상 관련 부정적인 발표가 나올 경우 글로벌 악재에 빠르게 반응하는 우리나라 증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점도 글로벌 증시에 돌발 변수로 나타나며 우리나라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증시) 반등 구간에서 여전히 공매도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종목들이 많다”며 “장기 추세로 보면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의 추세적 하락 등이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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