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명 목표…국내 최초 대작 오리지널 투자, 콘텐츠로 승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웨이브(wavve)'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점등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웨이브(wavve)'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점등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 사진=연합뉴스

인터넷 동영상(OTT)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오는 18일 공식 출범한다. 웨이브는 최근 OTT 성장 추세 속에 콘텐츠 투자를 강화해 오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를 5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OTT가 성장세이긴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어 웨이브가 이들 글로벌 OTT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과 SK텔레콤의 OTT서비스 ‘옥수수’를 통합한 것이다. 특히 ‘한류(K-wave)’와 ‘파도(Wave)’의 의미를 담았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구 콘텐츠연합플랫폼)는 오는 18일 웨이브 출범에 앞서 16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이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콘텐츠웨이브 주주사 사장단도 한자리에 모여 서비스 출범을 알렸다. 앞서 사장단은 지난 1월, POOQ과 옥수수(Oksusu)를 통합해 글로벌 OTT로 키워간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도 통합 OTT의 출범이 산업계의 혁신 시도로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들의 방송·미디어 분야 혁신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시장 경쟁을 제약하는 낡은 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해외 OTT를 이용하는 우리 국민은 2595만명으로 국내 OTT 이용자(1274만명)의 2배 수준”이라며 “우리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세계를 매혹시킨 경험을 토대로 OTT 시대 한류 재점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웨이브,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명 규모 목표…총 3000억원 규모 콘텐츠 투자

기존 푹의 경우, 올해 초까지 유료가입자 72만명 수준에서 정체기를 겪은바 있다. 하지만 웨이브 출범 준비기간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SK텔레콤 제휴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수가 급성장 중이다.

웨이브는 이 성장세를 이어 오는 2023년 500만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 유료OTT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웨이브는 오는 18일부터 런칭 기념 프로모션으로 신규 가입자에게 베이직 상품(월 7900원)을 3개월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웨이브는 기존 푹의 동시접속, 화질, 제휴서비스에 따른 복잡한 요금체계를 단순화하고 이용자 혜택을 대폭 증가시켰다. 이용자들은 베이직(HD) 7900원, 스탠다드(FHD) 1만900원, 프리미엄(UHD 포함 최상위 화질) 1만3900원 등 3종 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TV 등 대형 스크린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탠다드 및 프리미엄요금제는 계정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동시접속 회선을 제공한다. 웨이브 월정액 상품 가입자는 비용추가 없이 1000여편 영화와 계속 추가되는 인기 해외시리즈도 즐길 수 있다.

이 중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미드 3편은 웨이브가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들이다. 이외에도 SK텔레콤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와 e스포츠 채널까지 추가된다.

웨이브는 초기 재무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기반으로, 콘텐츠제작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웨이브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OTT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작 오리지널 분야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 최초로 경쟁에 나서기로 했다. 

웨이브는 출범 초기 지상파방송 3사 대작 드라마에 투자, 방송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향후 드라마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며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웨이브 요금제 / 자료=웨이브
웨이브 요금제 / 자료=웨이브

◇관건은 독점 콘텐츠…글로벌 OTT 대비 부족한 제작 비용 아쉬워

지난 2016년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상륙했을 때만 해도, 국내 방송통신업계는 넷플릭스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OTT에 대한 이해도 낮았고, 무엇보다 국내 맞춤형 콘텐츠가 적어 소수의 미국 드라마 마니아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넷플릭스는 한국 맞춤형 콘텐츠로 국내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독점 공개다. 최근에는 한국형 좀비 사극 ‘킹덤’도 선보였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IPTV 분야에서 제휴 중인 LG유플러스의 경우 킹덤 공개 후 일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기도 했다.

최근에는 디즈니, 애플과 같은 글로벌 공룡들도 OTT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독자적인 OTT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미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월 요금제는 6.99달러로 넷플릭스보다 저렴하다. 애플도 지난 3월 OTT 서비스인 ‘애플 TV 플러스’를 공개했다. 애플은 오는 11월 애플 TV 플러스를 월 4.99달러에 내놓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웨이브가 성공하기 위해선 독점 콘텐츠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웨이브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글로벌 OTT 업체들에 비해 부족한 제작 비용이다. 웨이브는 이번 출범식에서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조달하려던 1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 비용으로 약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한데 이어 올해 역시 150억 달러(약 18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올해 60억 달러(약 7조원)를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예정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제작 비용에 있어서는 웨이브가 글로벌 OTT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 보인다”며 “적은 제작 비용으로도 제작 가능한 한류 콘텐츠나, 웹드라마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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