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한화시스템 등 8개 기업 상장 주관
NH투자증권은 4건, 미래에셋대우는 3건
한투, 상반기까지 IB 수수료 수익 1405억원 벌어···전년 比 55% ↑

서울 종로구 한국투자증권 광화문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이 올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얼어붙은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과 함께 경쟁 증권사보다 많은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다.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0월 한화시스템·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 등 IPO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큰 기업의 상장 주관을 앞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까지 IPO 주관 경쟁에서 NH투자증권에 밀리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이런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공모총액 기준으로 올 9월까지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기업의 공모금액은 총 3240억원으로 NH투자증권(63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한독크린텍·에스피시스템 등 10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해 주관 기업 숫자로는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주관한 SNK·현대오토에버 등의 공모금액이 1600억원에 달해 공모총액에서 차이가 커졌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6월말까지 2건의 IPO만 담당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에스피시스템·세틀뱅크·플리토·슈프리마아이디·그린플러스·레이·한독크린텍 등 7건의 IPO를 마무리하며 주관 시장에서 선전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의 상장 주관 반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화시스템·롯데리츠 등 대어급의 상장 주관을 맡는 것 외에도 제이엘케이인스펙션·천랩·리메드·페이레터·센트랄모텍·제테마 등 8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앞으로 노브메타파마·한화시스템·현대무벡스·에스제이그룹 등 네 건, 미래에셋대우는 피피아이·메타넷엠씨씨·미투젠 등 세 건의 IPO 주관을 맡는다.

하반기 한국투자증권 주관으로 상장 예정된 기업들.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업계에선 오는 10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해 상장할 예정인 한화시스템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2조원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방산업종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등 이 종목들이 시장 주목을 받으면서 한화시스템도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오는 11월 코스피 상장이 예상되는 롯데리츠도 시가총액이 조 단위로 추정되는 대형사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을 통해 쉽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밖에도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광실업도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업계에선 태광실업의 공모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주관사 선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결국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낙점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 태광실업의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영업이익 기준으로 IB부문 수수료 이익 140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한 수치다. IB부문 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1445억원)보다는 적었지만 증권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래에셋대우(1086억원)보다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어 증권사의 IB 관련 수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IB부문이 활성화되고 수익 상승 시너지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등이 이 부문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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