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조국 임명’ 허탈감에도 목소리 내는 90년생들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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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최대 화두 ‘조국’···‘청년층 움직임이 핵심 변수’ 분석 지배적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한 지난 8월 9일 이후, 한 달여간 진행된 이른바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이번 추석 명절 가족들 사이 화두 역시 조국이었다.

조국 사태는 90년생에게 씁쓸함을 안겼다. 90년생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며 기존 기성세대와는 가치관과 사고방식 등이 모두 다르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조 장관 임명에 대한 기조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는 조 장관의 후보시절부터 ‘조국 장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기자는 ‘아직 대답하기 이르다’고 답하거나 일부 질문은 회피하기도 했다. 그만큼 조 장관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고, 여론의 온도차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민심 온도차는 팽팽하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오차 범위 수준에서 각각 과반에 육박해 민심의 뚜렷한 시각차를 확인할 수 있다. 조 장관이 임명된 지난 9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조 장관 임명의 부정평가는 49.6%, 긍정평가는 46.6%로 오차범위(±4.4%포인트)에서 각각 과반에 육박했다.

그 중에서도 2030세대(90년생)가 눈에 띤다. 조 장관의 딸이 외고에서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 온갖 특혜와 편법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속속히 드러나면서 90년생의 절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으로 90년생은 큰 허탈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조 장관의 모교인 서울대와 조 장관 딸의 모교인 고려대, 부산대 등에서는 조 장관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도 잇따랐다. 조 장관이 임명된 지난 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는 500여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여해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 장관 사태에서 목격된 청년층의 움직임이 핵심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청년층은 형평성의 문제를 핵심 사안으로 꼽고,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행동으로 조 장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기자 주변에서도 조 장관과 관련해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90년생도 많다. 실제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오프라인, SNS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조 장관에 대한 생각을 과감 없이 업로드하고 있다. 물론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부정적인 생각이 팽배하다.

최근 문 대통령은 신간 <90년생이 온다>를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며 “새로운 세대를 알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그들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90년생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세대다. 가치관과 생활양식 등 여러 면에서 기성세대와 다르다.

이 책에서 저자는 90년생의 특징을 ‘정직함’으로 꼽았다. 또 “그들은 이제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완전무결한 정직을 요구한다. 혈연, 지연, 학연을 일종의 적폐로 여긴다”고 명시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에게 선물한 책에는 20대의 분노도 담겨있는 셈이다.

통상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연휴의 ‘밥상머리 민심’은 향후 정국의 영향을 준다고 한다. 정치권도 추석 연휴 민심 잡기에 몰두했다. 현재 흐름상 여론 온도차가 뚜렷해 추석 연휴가 민심의 변곡점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검찰 수사와 정치권의 대응 강도 등은 여론을 흔들기 충분하다.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민심을 달래야할 때는 지금이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청년층을 위로하는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한다원 기자
정책사회부
한다원 기자
hdw@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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