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복지부 ‘지출보고서 제출 요청 업체’ 해당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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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복지부 ‘지출보고서 제출 요청 업체’ 해당 여부에 ‘촉각’
  • 이상구 의약전문기자(lsk239@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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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자료 판단해 선정, 미제출 업체 수사 의뢰 방침···업계 “제출 요청 받은 업체 부담 클 것”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약업계가 정부의 지출보고서 제출 요청 업체에 해당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자료 등을 토대로 조만간 선정을 마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보고서 제출 요청을 받은 업체의 경우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복지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재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제출을 요청할 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이달 내로 요청 업체를 확정한 후 해당 업체에 통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지출보고서는 제약사나 의료기기업체가 ▲견본품 제공 ▲학회 참가비 지원 ▲제품 설명회 시 식음료 제공 ▲임상시험·시판 후 조사비용 지원 등을 의사 등 의료인에게 시행한 경우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 상당의 무엇을’ 제공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출보고서 제출 요청 업체 선정은 그동안 복지부가 진행했던 1차와 2차 설문조사 결과, 기타 자료들을 취합해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설문조사는 1차의 경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의료기기산업협회,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 1월 하순까지 실시됐다. 2차는 의약품·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와 1차 미응답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문제는 복지부가 대상 업체를 선정해 제출을 요청할 경우 해당 업체가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제약사나 의료기기업체가 의사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부분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복지부가 보안에 힘쓰겠지만 제약사나 의료기기업체가 고객과 거래처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업체 입장에서는 보고서 제출 여부와 기재 정도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모 제약사 직원은 “과거 일부 제약사 사례를 보면 세무조사에서도 차라리 대표이사가 소득세를 부과받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경제적 이익과 거래처 의사를 보호하는 데 힘썼다”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보고서 부실 작성이 낫지 오히려 정확한 작성은 여러 모로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복지부는 일단 제출을 통보받은 업체는 지출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업체들이 제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복지부로부터 제출을 요구받았는데도 정해진 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은 업체는 벌금 200만원을 내야 한다. 복지부는 추가로 사정당국에 보고서 미제출 업체에 대한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다.

업계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CSO(영업대행사)에 영업을 위탁한 제약사들의 불안감이다. 복지부 등 정부 부처는 그동안 CSO의 높은 수수료율을 근거로 혹시 모를 리베이트 영업과의 연관성에 주목해 왔다. 이에 제약사가 CSO에 영업을 위탁했다 하더라도 대행사 행위에 대한 법률적 책임은 제약사에게 묻겠다는 방침을 강조해 온 것이다.

CSO업계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복지부가 선정하면 일단 매출이 큰 업체가 해당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제약사들이 CSO에 요구하면, 대행사가 몇몇 딜러에게 영업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정확하게 기재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경제적 이익 제공과는 일부 거리가 있을 정도로 부실한 지출보고서가 작성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로부터 제출을 통보받은 업체는 제출이냐 미제출이냐를 놓고 고심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CSO업계가 자정 노력을 진행해 왔고 정부 정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제약사 임원은 “지난해부터 CSO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출보고서 작성법을 교육해 왔다”면서 “최근 1년여 간 영업대행사들이 수수료나 기타 사안으로 물의를 빚은 일이 없으며, 이번 복지부의 보고서 제출 요청에도 잘 대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업체마다 부분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복지부로부터 지출보고서 제출 요청을 받는 제약사는 고심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정책이 향후 보고서나 유통정책을 결정하는 데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투명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라는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사와 이익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보고서 정책이 시행된 후 이번 제출이 첫 사례가 되는 만큼 향후 복지부의 정책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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