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은 기간산업이자 국가 규제 산업”···자본수익 극대화와 거리 멀어
자금난 의심되는 사례 있어···단기 수익 창출 목적 우려 ‘여전’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에 대한 입장을 유튜브를 통해 표명했다. /CI=각사.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에 대한 입장을 유튜브를 통해 표명했다. / CI=각사.

행동주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의 강성부 대표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진그룹 경영권 등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장에선 여전히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이 기간산업이자 국가 규제 산업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CGI는 유튜브에 ‘KCGI TV 케이씨지아이’ 채널을 만들고 ▲KCGI의 배후는? ▲KCGI가 기대하는 한진그룹 등 강성부 대표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주된 줄거리는 그간 시장에서 의혹으로 제기된 ‘한진칼 경영권 침탈’ 및 한진그룹의 문제점 등을 밝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강성부 대표의 입장 표명 이후에도 업계에선 여전히 사모펀드의 항공업 관련 지배력 강화 및 진출 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고 있다.

복수의 항공사 관계자는 “최근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참여했는데, 펀드사가 기간산업이자 규제 산업인 항공업에 대해 지배력을 키워나가면 업계 자체의 안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전 문제 등이 우려되는 이유에 대해선 “펀드의 최우선 목적은 자본수익의 극대화인데, 이는 기간산업이자 공공복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항공업과는 정반대의 목적을 띠는 것”이라며 “최소 인력으로 비행기를 돌림으로써 여유 인력이 부족한 상황 등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러한 시스템이 여타 항공사에도 퍼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문부호를 두고 강성부 대표는 “회사에 투자해 펀더멘털 개선이 보이는 것 없이 어떻게 엑시트(회수)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KCGI와 KTB투자증권 사이의 담보 계약이 해지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삼정저축은행 등을 통한 자금 융통 등 자금난이 의심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에선 KCGI의 단기 수익 창출 목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성부 대표. /이미지=KCGI 공식 유튜브 갈무리
강성부 대표. / 이미지=KCGI 공식 유튜브 갈무리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난을 예측하는 시장 반응엔 일리가 있다”면서 “KCGI가 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 것 역시 자금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KCGI는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유한회사를 통한 지분 확보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 9일 그레이스홀딩스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KCGI 소유의 유한회사로,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자신이 투자한 보통 주식만큼만 책임을 질 뿐 기업이 보유 중인 부채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다만, 일각에선 강성부 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경영진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성부 대표는 “소버린 사태 이후 SK그룹 지배구조가 대폭 개선됐고, 현대차그룹도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참여한 이후에 외국인 사외이사가 많이 오는 등 변화가 있었다. 다른 기업처럼 한진그룹도 독립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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