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후 현장경영 행보 이어가며 건재함 알려
재판 관련 입장 발표 후 경영에만 더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 파기환송 후에도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 이슈는 재판 이슈대로 두고 주요 거래선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선택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삼성물산이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측은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추석 명절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1일에도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받고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며 조직 분위기를 다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의 이런 현장경영 행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은 후에도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 및 법조계에선 그 배경에 대해 내부 결속을 겨냥한 점도 있지만 거래선, 특히 해외 거래선들의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거래처는 대부분 해외 기업들이다. 국내 기업들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그들은 늘 이 부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한 외국계 기업 인사는 “이 부회장의 재판은 한국 못지않게 우리에게도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거래선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재판과 관련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도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판결은 더 이상 재벌 총수 판결과 관련해 경제 상황 등 외적 요소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사법부의 방향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판결 이후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과 관련해 최초로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재판이 또 남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부회장이 재판과 관련해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재판은 염두에 두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며 경영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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