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반등에도 원금 손실 구간 '여전'···손실 확정되면 민원 급증할 전망
대규모 원금 손실 가시화에도···은행 “마땅한 대응책 없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F가 19일을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잇따라 만기가 도래한다./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F가 19일을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잇따라 만기가 도래한다./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원금 손실 및 불완전판매로 논란을 빚은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가 오는 19일부터 도래하기 시작한다. 지난달보다 해외금리가 반등해 손실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당장 이번 주부터 만기가 닥치면서 일부 DLF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F가 19일을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잇따라 만기가 도래한다.

해당 상품은 만기 때까지 독일 국채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 내외의 수익이 나는 구조다. 우리은행은 당초 행사가격이 –0.2%인 상품을 팔았다가 독일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행사가격을 계속 낮춰왔다. 현재 시중에는 행사가격이 –0.25%, -0.27%, -0.30%, -0.32%, -0.33%인 상품도 존재한다.

만기가 19일인 DLF의 규모는 134억원, 24일과 26일은 각각 240억원, 다음 달은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이다. 우리은행의 전체 DLF 규모는 1236억원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형성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재개에 대한 신중론이 흘러나오면서 상품과 연계된 해외금리들이 반등하는 추세다. 독일 국채 금리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0% 원금 손실 구간인 –0.7%까지 떨어졌다가 14일(현지시간) 기준 –0.446%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 국채 금리는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의 행사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모든 고객은 원금 손실 구간에 있는 상황이다. 만일 현재 금리 수준으로 DLF 상품이 만기를 맞는다면 손실률은 40% 내외가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손실률은 각 상품의 행사가격과 손실배수에 따라 달라진다.

금리가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손실 구간에 있는 데다 만기연장도 어려워 대규모 원금 손실이 사실상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국내영업부문장이 주도하는 TF(태스크포스)를 꾸려 DLF 손실 사태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만기연장이나 환매수수료 면제와 같은 방안은 실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DLF는 계약할 때부터 만기가 정해져 있는 상품이라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라며 “중도환매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 역시 자본시장법상 은행 차원에서 손실 보전을 해줄 수 없게 돼 있어서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이날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DLS를 편입한 사모펀드다. 이중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상품은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로 463억원어치에 달한다.

손실이 확정되면 금융감독원 민원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6일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은 총 29건이었다. 7%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중도 환매한 민원과 평가손실에 불만을 제기한 민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주까지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은 150여개에 달한다. 한 달 사이 5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석 전까지 분쟁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를 마쳤고, 현재 조사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향후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리면 검토한 내용에 따라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하고 불완전판매에 해당된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 비율을 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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