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설계 시 생산비용 절감 등 강점···사용기업 늘리는데 '원칩화' 유리

엑시노스 980 /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 980 / 사진=삼성전자

 

5G 상용화와 함께 반도체 칩 업계가 5G 스마트폰용 통합칩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화웨이, 퀄컴 등이 스마트폰용 5G 통합 칩 상용화 계획을 내놓으며 기술 우위를 다투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퀄컴, 화웨이가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5G 시스템온칩(SoC) 상용화 계획을 공개하며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2019를 기점으로 이들 3사는 일제히 스마트폰용 5G 통합칩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5G 통합칩셋은 스마트폰 설계 시 많은 이점을 준다. 5G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나눠진 반도체 칩을 하나의 형태로 구현할 경우 통신 모뎀을 따로 꽂아 설계할 때보다 부피와 두께가 줄어든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선 이 같은 통합칩셋을 적용할 경우 제품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제조 공정에 따라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선 고객사를 확보할 유인이 되기 때문에 향후 모바일 통합칩셋 기술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다. 

시장 선두인 퀄컴은 지난 2월 처음으로 스냅드래곤 7 시리즈 5G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시스템온칩(SoC)에 5G를 통합했으며 7나노(nm) 공정 기술로 설계돼 고급 제품군 수요를 공략한다. 퀄컴은 이 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고객사에 샘플 형태로 공급했으며 연내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오포, 리얼미, 홍미, 비보, 모토로라, 노키아 등 브랜드와 스마트폰 제조사인 HMD글로벌, LG전자를 포함한 총 12개의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퀄컴은 내년 1분기 중 스냅드래곤 8, 7, 6 시리즈를 중심으로 5G를 지원해 모바일 칩셋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5G 통합칩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자사 최초 5G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을 소개하며 연내 양산 계획을 밝혔다. 이 제품은 8나노 공정에서 설계됐으며 GPU와 CPU 외 신경망처리장치(NPU)도 내장돼 AI 성능이 한층 강화됐다.

엑시노스980은 6GHz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최대 2.55Gbps의 속도를, 4G 환경에서는 최대 1.0Gbps의 데이터 통신 속도를 지원한다. 아울러 5G와 LTE 이중 연결(EN-DC) 상태에서는 최대 3.55Gbps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다만 최신 7나노 공정이 아닌 8나노 공정이 적용되면서 주로 중가형 제품에 채용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밀리미터파 기반 5G 통신도 지원하지 않는다.

화웨이는 지난 6일 IFA를 통해 5G통합칩셋 ‘기린990’을 공개하며 오는 19일 선보일 ‘메이트30’ 시리즈에 이 칩셋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퀄컴을 경쟁사로 지목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기린990은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대만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제조된다. 발롱 모뎀과 결합돼 5G 통신을 지원하며, 최고 2.3Gbps 다운로드, 최고 1.25Gbps 업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미국 정부 제재 여파는 여전히 화웨이 기술 동력에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기린990은 미국에서 사용되는 밀리미터파 기반 5G 통신을 지원하지 않으며, 미국 모바일 반도체 설계 기업 ARM과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구형 중앙처리장치(CPU)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관계자는 "2년 전부터 개발된 모델인 까닭에 제품 최적화를 위해 코어텍스 A-76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3사가 각기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통합칩을 중심으로 기술 우위를 겨룰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시스템온칩 개발이 결과적으로 5G 스마트폰 보급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을 기점으로 통합칩셋이 상용화된 제품이 확실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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