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휘말리거나 대부분 경영수업 중···지분문제 등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건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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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재벌 중 확실하게 3세 경영의 미래가 그려지는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세 경영까진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룬 그룹사들도 다음 세대는 어떤 식으로 경영체제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우선 가장 비상이 걸린 곳 중 하나는 CJ다. 장남 이선호 씨가 마약 밀반입 및 투약 논란에 휘말리면서 승계구도가 더 점치기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씨는 마약 밀반입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어떠한 처분도 달게 받겠다”며 영장실질심사도 포기하고 스스로 구속된 몸이 됐다. 이로 인해 일단 더 큰 논란은 막았지만 향후 정상적으로 경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선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벌 3세가 특별히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았다고 해도 3세 경영이 밑그림이 확실하게 그려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SK그룹은 장녀 최윤정씨와 차녀 최민정씨가 나란히 경영수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윤정씨는 SK바이오팜을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바이오인포매틱 석사과정 유학길에 올랐고 최민정씨는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INTRA 조직에서 대리급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둘 다 평판이 나쁘지 않고 무난히 경영수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미래를 그려나가는 단계 수준이다.

한화 그룹의 경우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각각 계열사에서 태양광, 해외사업 등 자신의 영역을 닦아나가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나마 다른 그룹들의 3세 경영 상황에 비해 진도가 나간 듯 보이지만 여전히 누가 어떤 식으로 승계를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앞날을 그리기 힘든 상황이다.

경영 승계의 핵심인 지분상속을 어떻게 할지 여부는 모든 그룹사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횡행했던 순환출자 경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고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편법승계 방식도 힘들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재계 인사는 “경영환경이 과거와 확 달라진 상황에 3세 경영이 어떻게 이어질지를 점치는 것은 대부분 그룹들에게 아직 먼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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