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 리뉴얼·가족 단위 이벤트로 고객 끌어모이기 '주효'
대형마트, 온라인에 맞서는 특가 정책에도 부진 탈출 쉽지 않아
"대형마트, 단순 장보기 기능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에 밀릴 것"

/사진=연합뉴스
롯데백화점 강남점. / 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대표 주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은 매장 리뉴얼과 각종 이벤트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정체기를 벗어나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에 맞서기 위한 특가 정책을 내놓고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8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의 매출증감률 추이를 보면, 대형마트는 지난해 3분기(1.4%)를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1.1%)를 제외하고 모두 0.5~3.4%의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부진의 늪에 빠진 대형마트의 행보는 온라인의 공격적인 특가 마케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상품 가짓수에서 온라인과 대형마트는 100배 이상 차이가 나타내고, 거의 모든 상품군에서 온라인몰의 상품이 대형마트 상품보다 저렴하다. 사실상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장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떠나는 주요 원인이 됐다. 특히 소량 구매를 원하는 1~2인 가구의 경우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창고형 등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면서 “온라인몰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굳이 물건을 보고 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은 변신을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놓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과 ‘4050’ 명품족을 겨냥한 전략적 마케팅이 돋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대대적인 명품관 재단장(리뉴얼)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해외명품 상품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신장했다. 해외 명품 내 세부 품목별 실적에서도 해외 명품 잡화는 30.8%, 해외 명품 시계·보석은 17% , 해외 명품 의류는 20.1%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 새롭게 문을 연 본점 까르띠에의 경우, 객단가(고객 1명당 한번 구매하는 총 금액)가 30% 이상 늘어났으며 재단장 이후인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전년 동기에 비해 6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을 겨냥한 매장 리뉴얼도 주저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최근 식품관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1990㎡(602평) 규모의 F&B 매장을 재오픈했다. 식품관 매장은 20~30대 젊은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델리·식음 매장을 대거 들여놓았다. 현대백화점은 '공화춘'을 서울 시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유치하기도 했다.

가족 단위를 위한 행사도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오는 15일까지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지역사회 공헌과 문화예술 지원을 위해 현대백화점이 설립한 문화교육 공간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림책부터 현대미술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의 기획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단위의 체험전 같은 것은 대형마트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이벤트다. 백화점의 경우 과거에는 명품에 집중하는 마케팅을 벌였다면 이제는 전 세대를 붙잡기 위한 마케팅이 대부분”이라며 “대형마트가 단순한 장보기 기능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에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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