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새 아파트 선점 수요 늘어
8월 분양단지 7곳 중 4곳 평균 청약경쟁률 100대 1 상회
추석 이후에도 물량 절반 이상이 수도권 집중, 청약자들 관심 고조

추석 이후 10월까지 시도별 분양예정 물량 / 자료=부동산114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상한제 부담을 덜기 위해 계획된 물량을 밀어내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상한제 여파로 신축 공급 축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수도권에서는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 진행되는 분양단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2만4000가구 증가···“신규 분양 관심 늘어, 일부 단지 경쟁 치열할 듯”

1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추석 이후부터 다음 달까지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9만780가구(임대 포함)로 집계됐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책 발표 직전 물량인 6만6346가구에 비해 2만4000여 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이 유력한 서울은 분양을 앞당긴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시도별로 상한제 발표 전후 증가 물량은 ▲서울 4923가구 ▲경기 4830가구 ▲대구 3205가구 ▲인천 2879가구 순이다.

수도권에서는 한 달여 만에 분양 예정 물량이 1만3000여 가구 증가하면서 청약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얼마나 늦춰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계획된 물량을 시행 전 소진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 감소 가능성을 이유로 신규 분양에 관심이 높아져 일부에선 경쟁이 치열해져 청약 가점 고점자들에서도 낙첨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수도권 분양단지들은 잇달아 흥행을 기록했다. 실제 올 들어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상회한 단지는 총 7곳으로 이 중 4곳이 지난달 이후 수도권에서 분양된 물량이다. 서울에서는 동작구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역시 204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는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수혜 지역으로 꼽히면서 이달 분양된 3곳 모두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겼다.

2019년 평균 청약경쟁률이 100대 1 이상을 기록한 아파트 / 자료=부동산114

이외에도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1순위 접수에서 평균 54.93대 1, 최고 4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마감한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트’ 역시 182가구 모집에 7922명이 몰리는 등 수도권의 청약 열기는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HUG의 심사 기준에 맞춰 비교적 합리적 가격대의 분양물량이 나오는 것도 청약열기를 자극하는 분위기다”며 “추석 이후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인기가 높은 서울 강남은 지난 7월 분양된 서초그랑자이의 당첨 가점 평균이 70점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70점 안팎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수요자들은 분양을 받으려는 단지 주변의 과거 청약 경쟁률, 가점 수준을 철저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이후 가을 분양물량, 절반 이상 수도권 집중

추석 이후 가을 분양 물량은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추석 이후부터 다음 달까지 분양 예정 물량은 6만8832가구로, 추석 연휴 직후부터 분양이 진행된다. 시도별로는 ▲경기(2만7619가구) ▲인천(7028가구) ▲대구(7013가구) ▲광주(5409가구) 순으로 많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공급으로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클래시’가 이달 공급된다.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679가구 규모다. 이중 전용 70~84㎡으로 구성된 11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9호선 삼성중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언북초·언주중·경기고와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를 재건축한 ‘역삼센트럴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5층, 5개 동, 전용 85~125㎡, 499가구(일반분양 138가구)로 구성됐다. 2호선 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을 이용할 수 있고 테헤란로 중심업무지구와 대형마트, 병원 등이 가까워 생활이 편리하다.

추석 이후 10월까지 주요 분양예정 단지 / 자료=부동산114

경기에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만 7곳, 1만2964가구가 풀린다. GS건설은 경기 과천시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짓는 공공 분양 아파트인 ‘과천제이드자이’를 내달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5층, 7개 동, 전용 49~59㎡, 647가구 규모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현대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팔달구 교동 ‘수원팔달6재개발(가칭)’도 공급될 예정이다. 가장 큰 규모인 2586가구로 주변에서 규모가 가장 큰 단지다.

인천에서는 추석 이후 검단2차파라곤(1122가구), 루원시티대성베르힐2차더센트로(1059가구)등 대단지 아파트들이 공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로 올 상반기 청약 성적이 저조했던 검단의 경우 지난달 인천 지하철 2호선 검단 노선 연장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분양시장이 살아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남구 대구대명골안리슈빌(1051가구), 중구 대봉더샵센트럴파크(1337가구)등 대단지 분양이 이어진다. 지난달 대구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23.5대 1을 기록한 만큼 가을 분양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울산(635가구), 제주(302가구), 전남(30가구)에서는 분양이 많지 않으며 세종시는 가을 분양 물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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