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로 상반기 순익 타격...70%이상 급감
하반기 태풍 ‘링링’ 여파로 지급보험금 확대될 전망

11일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지역 내 과수원에서 육군 1사단 장병들이 태풍 '링링'과 가을 장마로 떨어진 사과 정리 작업을 돕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지역 내 과수원에서 육군 1사단 장병들이 태풍 '링링'과 가을 장마로 떨어진 사과 정리 작업을 돕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올해 상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한 NH농협손해보험이 태풍 ‘링링’으로 또 한 번 풍파를 겪을 전망이다. 태풍 링링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지면 하반기에는 실적이 적자 전환될 가능성도 있어 실적 개선 부담감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억원)보다 71.2% 급감했다.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의 손해율 악화를 감안하더라도 업계 평균보다 훨씬 큰 감소폭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업계에서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가장 높아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순이익 감소폭이 35.9%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농협손보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11%로 지난해보다 0.32%p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4.38%p 악화된 1.76%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손보사들의 ROA와 ROE가 각 0.97%, 7.40%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상반기 급격한 실적 악화는 강원도 산불에 따른 보험금 지급 영향 탓이라는 게 농협손보 측 설명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지역 내 산불화재 피해로보상청구가 가장 많이 이뤄진 보험사는 농협손보였다. 4월 15일 기준 손해보험사로 들어온 441건의 보험금 청구 중 농협손보에 접수된 청구 건수는 141건으로 전체 청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강원도 산불에 이어 지난주에는 태풍 ‘링링’이 닥치면서 보험금 지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태풍 링링으로 인해 농협손보에 접수된 농작물 피해는 7800여건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농촌지역 재해보험을 전담하는 농협손보가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는 앞서 강원 지역의 대규모 산불 여파로 화재피해 관련 지급보험금이 규모가 커지면서 상반기 순익이 급감했다”며 “여기에 이어 최근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해 하반기에도 보험금 청구 증가에 따른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농협손보는 지난 9일 NH금융지주로부터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급한 불을 끄면서 자산건전성 위기에서 한숨 돌린 바 있다. 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은 만큼 하반기에는 이에 따른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 농협손보 입장에선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까지 손해사정업체, 손해평가사, 현지평가인 등 평가인력을 총 가동해 태풍 링링 피해 농가에 대한 신속한 현장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보험금 지출 규모는 손해사정 실사 이후에나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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