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공포’ 본격화···“美·中 6개월 내 부분 무역합의 가능성”
국제경제
‘디플레 공포’ 본격화···“美·中 6개월 내 부분 무역합의 가능성”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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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PPI 두 달 연속 마이너스···2012~2016년 장기 디플레이션 재현 가능성
무역전쟁·관세전쟁에 미·중 기업들 피해 커져···美 중간재 수입, 설비가동률 감소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G2국가, 경제대국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G2국가의 무역전쟁 영향이 세계 무역 불확실성으로 번지고 있어 미·중 양국이 6개월 안에 부분적 무역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동월 대비 0.8% 하락했다. PPI 상승률은 지난해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등 경제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통산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지난 7월 PPI는 작년 같은 달 대비 0.3% 줄었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한 것은 2016년 8월 이후 3년만이다.

중국의 PPI 부진은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 안팎의 수요 부진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나타난 바 있다.

통상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이션은 산업 생산 감소, 실업 증가로 이어져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무역전쟁이 전면화한 작년부터 중국의 경기 둔화 추세는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간) “많은 경제학자들이 기업 매출, 세수, 부동산 매매 등 정부가 손을 대기 어려운 경제활동을 근거로 경제성장률 수치를 재조합하면 중국 경제는 최대 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표=조현경 디자이너
중국 월별 PPI 증가율 추이. /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표=조현경 디자이너

올해 중국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포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한 바 있다. 연초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중국은 이달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15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면서 금리 인하까지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에 따른 피해는 미국 기업들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7월 미국 제조사들의 자본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자본재 수입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투자가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같은 달 미국 공장 설비가동률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미국 공장 활동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됐다.

미·중 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관세 피해가 더해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6개월 안에 부분적 무역합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오는 10월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될 미·중 고위급협상의 기대감도 한층 실리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 토론회에서 장기화한 무역전쟁이 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며 무역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 중국세계무역기구연구회 훠젠궈 부회장은 포럼에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양국 모두 대화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양측이 약간의 유연성을 보여주면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훠 부회장은 6개월 내 합의 가능성을 60~70%로 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의의 표시로 지난달 발표한 추가 관세를 연기하면 합의 진전이 더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1일 미·중 고위급협상 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할 계획이다.

존스홉킨스 고등국제학대학의 데이비드 램턴 명예교수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 대규모 구매를 약속하면 양국이 이른 시일 내 좁은 합의에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프리 스콧 무역문제 전문가는 “올해 말까지 부분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50% 이상”이라며 “다만 부분적 합의가 내년에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양국이 무역합의 기회를 놓쳤다는 측면에서다. 그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관세 보복 조치를 두고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기보다는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만약 미국이 대중 보복관세를 예고한 대로 부과한다면 올해 말까지 중국산 수입품 97%에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 고위 관료 출신 무역 전문가 게리 허프바우어도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악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양국은 경제적 생산에 있어 남아프리카 전체 경제 규모와 맞먹은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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