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코스피 3.19% 상승
외국인,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 위주로 순매수
전문가들, 주가 상승 여력 크지 않아 박스권 횡보 예상

코스닥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코스닥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한국 증시를 떠나던 외국인들이 돌아오면서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증시에 반영되고 홍콩 악재가 완화되면서 한국 증시는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분위기다. 다만 주가 하락을 부추길 국내외 정치 불안 요소들이 존재해 연말까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횡보할 전망도 제기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00선을 회복하는 중이다. 코스피는 9월2일 1969.19에서 10일 2032.08까지 3.19% 올랐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은 상승세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전자부품 업체 위주로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두 기업에 대해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이번달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4조6084억원을 사들였다. 8월에만 상장주식 2조343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회, 미중 양국의 고위급 무역회담 예정 등의 소식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종목별로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운 것과 반대로 이달 들어 삼성전자 대량 매수에 나섰다. 이번주만 삼성전자를 1664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번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 5일에 전 거래일보다 3.63%포인트 올랐다. 이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이에 일본의 한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수출 규제 소식이 있기 전의 주가를 회복한 상태다. 

이어 SK하이닉스(723억원), 카카오(281억원), 삼성전자우(15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6억원). NAVER(110억원), 삼성물산(88억원) 등 순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컸다. 반면 신한지주(-149억원), 삼성SDI(-147억원), 셀트리온(-132억원), 아모레퍼시픽(-128억원), 현대차(-127억원) 등은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을 부추길 요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결되지 않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코스피 상승을 저지할 요소가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미중 무역전쟁 지속할 우려가 있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반등은 기업 이익 비관론의 약화, 누적된 공매도 청산이 크게 작용한 것”라며 “외국인은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외 업종은 매도세를 지속했다. 외국인 수급 모멘텀의 부재는 증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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