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조국표 사법개혁’···전담반 구성 ‘첫 단추’
  • 이창원 기자(won23@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10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근 차장검사 ‘원포인트 인사’···검경수사권·공수처 등 연속성·우선순위 고려
사법개혁 전담반 꾸려 패스트트랙 법안 국회통과 총력···시행령·규칙 등 후속 조치 준비도
검사장급 인사권 행사 통해 감독기능 실질화···野 반발 속 국회 협조 여부 관건
조국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부여받은 ‘특명’인 사법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9일 장관 지명 이후부터 사법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집중 비난이 쏟아지던 상황에서도 “사법개혁은 저의 책무”라며 버텨왔던 그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임명한 직후부터 10일 현재까지 조 장관의 초점 또한 사법개혁에 모두 맞춰져 있다. 특히 이날 조 장관은 검찰개혁 전담반으로 이종근 차장검사를 파견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사법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2년 동안 조 장관 전임자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맡았던 인물이다. 당시 이 차장검사는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사법개혁안 작업에 관여했던 만큼 작업의 연속성 등을 고려하고, 동시에 개혁안 국회통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조 장관은 임명 전인 지난달 26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이 국민께 드리는 다짐-두 번째 국민을 위한 법무‧검찰이 되겠습니다’ 보도자료에서도 검경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신설 등 개혁안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 검찰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법안들은 이미 국회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됐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만큼 조 장관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이 국회에 와 있는 것은 알고 있고, 최종권한도 당연히 국회여야 한다”며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법무부의 전문지식을 동원해 미비점, 보완점을 최대한 말씀드리고 제공해 국회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률을 원활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보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개정안의 원활한 국회통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통과 이후 규칙‧훈련 등 후속 조치들이 지연되거나 미비함이 없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처리 문제와 동시에 조 장관은 향후 사법개혁 관련 별도의 전담반을 꾸리고, 검찰에 대한 다소 대폭적인 추가 인사조치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어느 권력기관보다 비대하고, 강력한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의 실질화 방안으로 ‘인사권 행사’를 꼽아왔다.

정치‧법조계 등에서는 현재 공석인 대전·대구·광주고검장,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 인사 진행함으로써 본격적인 사법개혁의 불씨를 당기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다.

이와 같은 조 장관의 드라이브에 정치권의 반응은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표 사법개혁’ 완수를 위해 조 장관을 비호하며 지원하는 분위기지만,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특검,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조 장관 임명 발표 당시 “본인(조 장관)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사법개혁 완수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조 장관과 사법개혁 ‘흔들기’에 집중하지 말고, 국회는 ‘국회의 일’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민주당 또한 조 장관을 향해 사법개혁에 속도를 낼 것을 당부하면서, 야당의 요구들을 지적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임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장관을 뭘 평가해 해임건의안을 만지작거리느냐”며 “뭐가 못 미더워 벌써 국조, 특검을 운운하나. 모순이고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들은 조 장관 임명 자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연대를 통한 저지 행보에 나서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황교안(한국당)‧손학규(바른미래당) 등 대표들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을 향해 조 장관 임명철회를 촉구했다. 게다가 황 대표는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 연대’, 손 대표는 ‘조국 임명철회 촛불집회’ 등을 제안‧예고하는 등 장외투쟁 방침도 내비쳤다.

이와 같이 여야가 대치하면서,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사법개혁의 완수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각종 의혹으로 점철된 장관이 주도적으로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며 “더군다나 국회를 패싱하려는 정부의 사법개혁에 협조하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법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또한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이 다소 해명된 상황이고, 검찰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추석 명절 이후가 되면 야당은 더 이상 반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크고, 내년 총선도 앞둔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도 무작정 당론을 따라갈 수는 없어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통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원 기자
정책사회부
이창원 기자
won23@sisajournal-e.com
"Happiness can be found even in the darkest of times, if one only remembers to turn on the ligh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