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자체 온라인몰 앱 다운로드 수 절대적 부족
고객접점 확대 위한 최적의 선택···쿠팡도 남는 장사는 분명
일각에선 "오프라인 붕괴의 서막"···"사실상 온라인 양분하는 쿠팡과 쓱닷컴 진검승부 결론나면 붕괴속도 더 가팔라져"

/그래픽=조현경
/ 그래픽=조현경

현대백화점이 온라인 최대 강자로 부상한 쿠팡에 입점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통업계가 뒤숭숭하다. 전국민 온라인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오프라인 업계 입장에서는 일단 물건만 많이 팔면 이득이기 때문에 고객접점 확대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라는 게 다수의 해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붕괴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일명 ‘빅3’ 백화점 중에 처음으로 쿠팡에 입점했다. 이날 기준 현재 쿠팡에는 약 40만개의 현대백화점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이 있지만 앱 다운로드 수가 ‘10만 이상’(안드로이드 기준)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 ‘국민앱’ 평가를 받기 위해선 ‘1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해야 한다.

유통업계는 이번 입점이 현대백화점과 쿠팡 모두 남는 장사임에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은 현대백화점의 입점으로 상품의 가짓수를 대폭 확대하고 현대백화점의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다. 직매입구조가 아닌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했기 때문에 판매관리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에서 촉발된 온라인채널 집중 투자 붐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몰을 등에 업고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새벽배송에 뛰어들기 위해선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미 후발주자이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입점으로) 쿠팡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늘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백화점의 온라인쇼핑몰 입점은 이미 유통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다. 갤러리아백화점, AK플라자, NC백화점, 대구백화점 등이 현대백화점보다 앞서 입점했고 G마켓 등 오픈마켓에는 ‘빅3’를 포함한 거의 모든 브랜드의 백화점들이 2012년부터 입점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번 현대백화점의 쿠팡 입점이 이전보다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쿠팡이 가진 잠재력과 최근 지속되고 있는 오프라업계의 전반적인 부진 때문이다. 역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달리 백화점의 경우 연간 1~2%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백화점이 향후 새로운 판로를 찾지 않으면 온라인에 완전히 잠식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또한 존재했다. 성장잠재력이 큰 쿠팡은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나름 최적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붕괴의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때 브래드평판 1위인 이마트가 적자를 내고, 백화점마저 가격경쟁에서 밀려 온라인입점을 선택한 마당에, ‘메이저’라는 브랜드만 믿고 경쟁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실상 온라인을 양분하고 있는 쿠팡과 쓱닷컴의 진검승부가 결론이 난다면 오프라인의 붕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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