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유한·일동, 브랜드 매출로 수익 달성···의약품 제조 기술 활용 가능, “현금 창출 유리” 지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제약업계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제조와 판매에 열심이다. 종근당 등 일부 상위권 제약사들은 건기식 판매를 통해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제조 기술을 건기식 제조에 활용할 수 있고 현금 창출에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기식을 제조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기식이 제약사 사업다각화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이처럼 건기식을 제조하는 제약사가 증가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관련 시장 확대와 연관된다. 지난해 기준 건기식 시장 규모는 3조8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실제 건기식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화장품사업의 경우와 유사하다. 이미 수십년간 의약품 제조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건기식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제약사들이 화장품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도 건기식과 일맥상통한다.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을 투자해 매출을 달성하는 것도 제약사들이 건기식 사업을 추진하는 중요 이유로 분석된다. 이른바 업계에서 일컫는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다. 화장품사업도 이와 유사하다.

종근당의 관계사인 종근당건강이 지난 2016년 6월 런칭한 락토핏은 베베, 키즈, 뷰티, 코어, 골드 등 생애 주기별과 성별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이다. 올 상반기에만 925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이 제품은 올해 말까지 2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종근당건강의 락토핏 매출 급증은 모회사인 종근당홀딩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종근당홀딩스의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479억여 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3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77억여 원이다. 지난해보다 79.3% 늘어났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고급 원료를 사용해 런칭한 건기식 브랜드 ‘뉴오리진’ 사업부 분사를 최근 확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한양행은 “뉴오리진 사업의 경영 효율성 증대 및 공격적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뉴오리진이 포함된 Food&Health 사업부문을 유한양행의 100% 자회사인 유한필리아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양도 시점은 오는 23일이다.    

뉴오리진은 ‘푸드의 오리진을 다시 쓰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까다로운 원산지 검증과 소신 있는 원료 선정 및 가공 기술을 내세운 프리미엄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43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뉴오리진은 IFC몰점과 롯데타워몰점, 동부이촌점,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판교점, 부산W스퀘어점, 동탄점, 광화문점, 마포점 등 9개 전문매장을 갖고 있다.

뉴오리진 매장 방문객은 지난해 런칭 이후 분기별로 평균 200%씩 성장 중이다. 또 뉴오리진 자사몰 및 전문매장을 통한 분기별 회원 가입 평균 성장률은 120%다. 단, 뉴오리진 사업에서 나오는 정확한 매출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뉴오리진 매출은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기타 매출인 104억7900만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도 지난 2015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지큐랩을 출시하는 등 건기식 제조와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동제약의 건기식에서 지큐랩과 쌍벽을 이루는 브랜드는 지난 2017년 출시된 ‘마이니’다. 양 브랜드를 합쳐 일동제약의 지난해 건기식 매출액은 대략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 1분기 마이니 매출은 40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밖에도 휴온스는 지난해 인수한 건기식 전문회사 성신비에스티를 중심으로 허니부쉬 등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다른 식품과 달리,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제약사가 제조하더라도 큰 부담이 없고 소비자들로부터도 반감을 사지 않게 된다”며 “건기식에 관심을 갖는 제약사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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