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전날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10일 주가 상승 움직임 보여
유안타증권은 최대주주, 신영·유진투자·KTB투자증권은 경영진이 나서 주식 매입
“주주가치 제고에 싼 값에 지분 확대 효과 일석이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시사저널e.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시사저널e.

국내 증시가 대내외 악재에 크게 흔들린 가운데 증권사와 증권사의 최대주주, 오너 일가, 경영진들이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 더불어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주주와 오너 일가의 경우엔 싼 값에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대신증권은 보통주 220만주와 우선주 35만주(제1우선주 25만주, 제2우선주 10만주)의 자기주식을 약 287억원에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대신증권이 이날부터 오는 12월 9일까지 공시한 자사주를 모두 매입하게 되면 보통주의 보유 비중은 21.44%에서 25.7%로 증가한다. 

대신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며 “대신증권은 2002년부터 17번에 걸쳐 자사주매입을 진행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왔다”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의 이같은 발표에 시장도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자사주 매입 발표 전인 9일에는 1만185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이날에는 4.22% 상승한 1만2350원에 시작해 장중 7.59% 오른 1만27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주가는 올해 6월 26일 연고점인 1만42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증시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지난달 6일 1만750원까지 떨어졌었다. 

유안타증권은 최대주주가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유안타증권 최대주주인 유안타증권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 Limited)는 지난달 12부터 지난달 30일까지 14거래일 연속으로 유안타증권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이 기간 사들인 보통주는 총 24만9503주였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51.41%에서 51.52%로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최대주주의 주식 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음에도 시장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가가 크게 내렸을 당시에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바 있다”라고 말했다.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주식 매입도 잇따랐다. 신영증권 오너 일가의 2세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은 지난달 16일과 23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만1200주, 8428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황성엽 신영증권 부사장도 소량이지만 지난달 26일 우선주 96주를 매수했다.  

이밖에 유진그룹 2세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7월 31일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10만주 사들였다. 유진투자증권 주가가 7월 한 달에만 12% 넘게 하락했던 상황이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도 7월 말 KTB투자증권 주식 1만6500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기존 0.3%에서 0.6%로 상승했다.     

이처럼 이들이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배경에는 우선적으로는 주가 저평가를 멈추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더불어 싼 값에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이들의 지갑을 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해당 주식을 매입할 때는 이들이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특히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관계없이 시장 상황만으로 주가가 급격하게 내리는 경우에는 이런 움직임이 더욱 많이 나타난다”며 “여기에 일석이조로 값싸게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의 주식 매수를 이끄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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