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더 큰 규모로 열릴 예정…계속되는 국내외 유명 게임사들 불참은 해결 과제

지스타 2018 전경. / 사진=넥슨
지스타 2018 전경. / 사진=넥슨

매년 지스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던 넥슨이 올해 불참을 선언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부랴부랴 넥슨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역시 국내외 유명 게임사들의 지스타 불참은 여전한 상황이다. 매년 양적 성장에는 성공하고 있는 지스타지만, 이제는 질적 성장 역시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메인 스폰서는 ‘슈퍼셀’로 정해졌다. 아울러 넥슨 불참 등 악재에도 불구,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스타 2019 참가신청은 3일(18:00시 기준) 현재 2894부스(BTC관 1789부스, BTB관 1105부스)로, 지난해 최종 2966부스(BTC관 1758부스, BTB관 1208부스)대비 약 98% 수준이다. BTB 접수 마감이 아직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기록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넥슨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게임사의 불참은 지스타에 뼈아프다. 특히 지스타는 최근 몇 년 간  ‘넥스타’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넥스타는 넥슨과 지스타의 합성어로, 넥슨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비판에서 나온 용어다. 하지만 넥스타라는 오명에도 불구, 넥슨이 지스타에 기여한 바는 크다. 

넥슨은 지난 2016년 당시 최대 규모인 400부스로 참여해 오히려 메인 스폰서였던 넷마블을 압도한 바 있다. 2017년에는 메인 스폰서로 참여, 당시에도 300부스를 담당했다. 조직위는 올해 넥슨이 불참해도 빈자리를 채웠다는 입장이지만, 넥슨 없는 지스타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올해 지스타는 양적 성장에 성공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해외 유명 게임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거의 없다. 슈퍼셀이 메인 스폰서로 나섰지만 여전히 많은 해외 게임사들이 지스타 참가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지스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지난 5월 ‘플레이 엑스포’에 참가했던 소니, 세가, 반다이남코 등도 지스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한다.

국내 게임사들의 외면도 문제다. 올해 넥슨 불참을 포함해, 국내 게임 빅3 중 지스타에 참가하는 업체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예전과 비교해 규모를 크게 줄였다. 중견·중소 게임사들의 참가도 저조한 상황이다. 그 빈자리는 X.D.글로벌, 미호요 등 중국 게임사가 채우고 있다.

중소 개발사들이 지스타 참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게임사들의 지스타 이탈은 행사 전반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이는 곧 행사의 재미를 반감시키게 된다. 부스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게임 가짓수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 / 사진=원태영 기자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 / 사진=원태영 기자

이와 관련해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주요 게임사들이 참여하는 것을 바라지만, 개별 기업의 판단이기 때문에 관여하기 어렵다. 앞으로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지스타 자체의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많은 유저들은 지스타에 볼 거리가 없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히 즐길 것이 없는 상황에서, 부산까지 찾아갈 만한 이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로 인해 컨벤션홀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컨벤션홀은 각종 컨퍼런스 공간 등으로 활용돼 왔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는 야외 임시 주차장을 활용해 전시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야외 행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날씨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원활한 진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지스타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강 위원장은 “질적 성장은 어려운 부분”이라며 “전시회 입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부스 구성 등은 개별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관련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외업체 참가 저조 및 즐길거리 부족 등에 대해 지스타 조직위 스스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뚜렷한 해결책 없이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문장 중 하나가 ‘노력하겠다’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지스타 참가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지스타를 방문하고 있지만, 전년도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주최측 차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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