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예대율 60%대 머물러···시중은행은 90% 후반대 유지
낮은 예대율 수익성 하락에 영향
시중은행과 단순 비교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높은 예금 금리로 공격적인 수신 영업을 벌이던 인터넷은행들이 정작 걷은 예수금 대비 대출 영업을 활발하게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높은 예금 금리로 공격적인 수신 영업을 벌이던 인터넷은행들이 정작 걷은 예수금 대비 대출 영업을 활발하게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높은 예금 금리로 공격적인 수신 영업을 벌이던 인터넷은행들이 정작 걷은 예수금에 비해 대출 영업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예대율로 효율적인 은행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수익성에도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64.6%로, 지난해 같은 기간(81.5%)보다 16.7%p 하락했다. 8월 말 기준 예대율은 69%로 6월보다는 올랐으나 여전히 60%대의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76.9%로 비교적 양호한 예대율을 유지했으나 올해 6월 말 60.4%로 급격히 하락했다.

인터넷은행의 저조한 예대율은 시중은행의 예대율 현황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예대율은 국민은행이 97.7%, 하나은행이 97.3%, 신한은행이 97%, 우리은행이 96.9% 순이었다. 모두 95%를 웃도는 예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 판매와 부실대출 위험을 막기 위해 도입된 지표다. 예대율이 100%를 초과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취급을 제한받게 된다. 시중은행은 수신 규모 내에서 효율적인 대출 영업을 하기 위해 90%대 후반의 예대율을 유지하고자 한다.

100%를 초과하는 예대율도 문제지만 예대율이 60%대로 저조해도 문제가 된다. 예대율이 낮을수록 은행이 예수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대출 영업이 부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출로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적금 이자가 더 많아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금융권은 은행이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선 적어도 80% 수준의 예대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낮은 예대율은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익성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도 1분기에 이어 흑자를 냈으나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이 3월 말 각각 0.19%, 2.32%에서 6월 말에는 0.12%, 1.67%로 하락했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반영하는 순이자마진(NIM)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뱅크의 NIM은 지난해 1분기 2.12%에서 2분기 1.56%로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악화됐다.

케이뱅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분기보다 ROA는 –3.83%에서 –3.66%로 소폭 개선됐으나 ROE는 –36.63%에서 –41.68%로 하락했다. NIM 역시 1.61%에서 1.59%로 떨어졌다.

이같이 저조한 예대율의 배경에는 높은 예금금리로 공격적인 수신 영업을 벌이던 인터넷은행의 영업방식과, 수신에 집중된 카카오뱅크의 고객층, 대출 중단으로 여신을 늘리기 어려운 케이뱅크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대형 시중은행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 수신 고객이 몰리기 쉽다”며 “그렇다고 대출 금리를 낮춰 여신 고객을 유치하기에는 고객이 유입될 것이란 보장이 없고 오히려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 있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출범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중은행과 단순 비교해가며 걱정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가계신용대출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취급한다. 특히 주담대 비중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아직 출범한 지 2년밖에 안 됐고 주담대나 기업대출 없이 소액 신용대출만 운영하고 있어 당장에 여신을 대폭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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