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업체 ‘아이오니티’에 전략 투자
현대차그룹, 아이오니티 지분 20% 확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가 유럽 전기차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2020년까지 400개의 충전소 구축계획을 갖고 있는 ‘아이오니티’에 투자한 것인데, 이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럽 전역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니티’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오니티는 기존 급속 충전기 대비 충전 속도가 최대 7배 빠른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업체로, 2017년 BMW그룹·다임러 AG·폭스바겐 그룹·포드 모터 등이 협력해 공동 설립했다.

아이오니티는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다. 전기차의 충전 속도는 충전기의 공급 전력이 좌우한다. 높은 전력으로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에도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충전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의 50~15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400V급 충전 시스템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니티가 제공하는 350kw급 전력으로 충전하려면 800V급 고압의 충전시스템이 요구된다.

800V급 고전압 전기차를 자체 개발 중인 현대·기아차의 판매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아이오니티 본사에서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부사장은 “유럽의 핵심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확고한 전동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이오니티와의 협업은 기존 주유 방식 보다 원활하고 쉬운 초고속 충전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투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투자 업체들과 동일한 20%의 지분을 확보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전기차 판매 지역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코나 일렉트릭·아이오닉 일렉트릭·니로 EV·쏘울 EV 등을 앞세워 총 2만3000여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전년 대비 219% 늘어난 수치다.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업계에선 유럽연합(EU)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따라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21만대 수준이었던 유럽의 순수 전기차 시장이 올해 30만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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